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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기공룡 둘리- 이종구(김해본부장)

기사입력 : 2023-05-30 19:19:47

‘아기공룡 둘리’가 역주행하고 있다.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지난 24일 고화질로 재개봉한 영화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이 어릴 적 둘리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30~40세대를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한 ‘둘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걸린 지난 주말(26~28일) 좌석점유율 대비 좌석판매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둘리’의 주요 관객은 애니메이션 주 소비층인 어린이와 청소년보다 1980~1990년대 TV에서 원작을 즐겼던 30~40대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사도 30~40대의 추억을 자극하기 위해 관객에게 추억의 구구단표와 6공 다이어리를 증정하고 있다. 특히 CGV가 멤버십에 신규 가입하는 10대 관객에게 둘리 캐릭터가 들어간 한정판 카드를 주겠다고 밝히자 온라인에서는 30~40대에게도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배급사가 SNS에 공개한 ‘고길동의 편지’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편지는 극 중에서 말썽 부리는 둘리와 친구들을 거둬 키워준 고길동의 시점에서 작성됐다. 편지에는 “나이가 들어가며 얻는 혜안은 거부하기엔 값진 것이지만, 행여 둘리와 친구들을 나쁘게 보지는 말아 달라”는 당부와 함께, 둘리에게는 “네가 이제 마흔이라니, 철들지 말거라. 네 모습 그대로 그립고 아름다웠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둘리’ 재개봉과 함께 에세이 ‘둘리, 고길동을 부탁해’도 재출간됐다. 책은 둘리와 말썽꾸러기 친구들을 내치지 않은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씨로 감싸 안아주던 한 가정의 가장 고길동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 지쳤다면 ‘둘리’를 통해 고단한 심신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 이 시대의 고길동들에게, 둘리가 좀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지혜를 전해줄지 모르니까.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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