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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초록기자세상-밀양 단장천 생태탐방] 자연에 남기지 마세요, 인간의 흔적들

정다은 (진주 진명여중 2년)

물속 생명들·아름다운 자연 지닌 단장천

기사입력 : 2023-05-31 08:09:44

지난 21일, 람사르 초록기자단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를 취재하기 위해 밀양 단장천으로 향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 졸졸 흐르는 여울과 잔잔히 생물의 움직임을 울리는 소는 열기를 가라앉혀주었고, 밝은 햇빛 아래 물속의 수많은 동사리와 돌고기의 헤엄침은 감탄을 자아냈다. 하천 주위 풀숲의 금계국과 알리숨은 기분 좋은 향기를 맴돌게 했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자연 속에 와 있음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 와 있었음에도 역시나 인간의 흔적은 예상을 빗나가게 하지 않았다.

밀양 단장천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얽혀 있는 모습.
밀양 단장천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얽혀 있는 모습.

높고 긴 단장천의 위에서부터 떠내려와 쌓인 여러 쓰레기들이 얽혀 기다란 쓰레기 줄을 만들어 냈고, 이 중 일부는 하천 속 생물 중 누군가의 먹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변에는 이 외에도 과자 봉지, 플라스틱 뚜껑, 물티슈,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닐들까지 갖가지 쓰레기들이 속속들이 숨어 있었다.

단장천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 단장천에 쉬러 온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보았다. 30대 윤모씨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흔적을 꼼꼼히 잘 처리하고 노력하는 게 잘 된다면 좋겠지만, 반대로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누구도 나서서 환경을 깨끗하게 하지 않으려 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조금 이른 여름 피서를 오게 되었다는 40대 박모씨는 “아이들과 함께 놀러 왔을 때 쓰레기를 보면 인상부터 찌푸리게 된다. 한여름엔 벌레가 꼬여서 불쾌함을 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렇듯 단장천 쓰레기 문제에 대해 시민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단장천 즉 자연이 사람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30대 어모씨는 “단장천 복원사업 등 오래전부터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고는 하지만 결국에 가장 좋은 것은 자연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영향만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고, 40대 박모씨는 “잡초나 풀 등이 깔끔하게 정리되면서 사람들은 단장천에 놀러와 휴식을 취하고, 단장천은 갑작스러운 물 넘침이나 재해 없이 수동조절시설로 생물들이 더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 다 은 (진주 진명여중 2년)
정다은 (진주 진명여중 2년)

이번 취재를 통해 단장천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봉사단체나 마을주민, 그리고 시민들의 의식이 고취되고 쓰레기 정리 캠페인 등이 활성화돼야 할 것 같다.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생태 하천 복원’이라는 명목으로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지키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곳이자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의 근원지인 단장천을 기억하고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정다은 (진주 진명여중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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