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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남도 ‘재난안전상황실’ 역할 기대된다

기사입력 : 2023-05-31 19:23:39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하는 늑장 행정을 비난할 때 인용하는 속담이다. 귀중한 소를 잃어야만 그제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소 주인의 어리석은 대책을 강력 질타하는 말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이태원의 대규모 참사를 겪으면서 정부와 각 지자체가 인파 관리 대책을 부랴부랴 만드는 것도,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자 정부가 전국 모든 시군구에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배치하거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아동복지시설, 종합병원 등 5개 시설 24개 직군 종사자들을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 지정하는 것도 모두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의 사후 행정의 결과이다.

경남도가 전국 도단위에서는 처음으로 행정과 소방이 함께 근무하는 ‘재난안전상황실’을 1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경남 전역의 재난안전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난안전상황실은 도내 전 시군 CCTV 3만800여 대와 재해재난위험지역 CCTV 487대의 영상자료와 소방차량 출동 영상을 모니터링해 재난·사고와 화재 발생 시 출동·진화·피해상황을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게 한다. 또 지난 3월 운영을 시작한 경남도 응급의료 종합 컨트롤타워와 연계해 재난상황에서도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와 신속 이동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한마디로 도민들의 일상 안전은 물론 재해·안전 취약지를 선제 발견해 적극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재난안전상황실 가동을 위해 경찰까지 포함해 추진했지만 경찰청의 파견을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도에서 경찰 상황실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경찰 인력 합류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니 더 지켜봐야겠지만, 도민 안전의 첨병은 행정과 소방과 경찰의 ‘삼위일체’라는 등식은 너무나 당연하다. 박완수 도지사가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재난안전상황실 설치를 지시한 것은 ‘남이 소를 잃으면 자신의 외양간을 고친다’는 말처럼 선제적 행정을 보여준 사례여서 참 잘한 일이다. 그런 만큼 박 지사가 경남이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많은 지자체가 배워 갈 수 있도록 면밀히 챙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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