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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픈 손가락- 이병문(사천남해하동본부장)

기사입력 : 2023-06-04 19:44:06

5월 ‘가정의 달’에 이어 ‘호국보훈의 달’ 6월입니다. 6일은 현충일입니다. 지구 별에 와서 어느 나라에 살든 그것은 자유입니다만, 한반도 반쪽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평생을 산다는 것은 어느 나라 국민보다 호국보훈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가까이 일제, 멀리 중국 대륙의 수많은 외침을 겪은 과거사뿐만 아니라 현재도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정치·경제·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호국행위, 숭고한 뜻을 살펴서 전파하고 후손들이 그 뜻을 잇도록 하는 보훈행정,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나뿐인 목숨을 풀잎처럼 던져 내 가족과 이웃, 후손들이 살 자유민주주주의 터전을 지킨 그 숭고함은 현충일 하루, 6월 한 달에 그칠 것이 아니라 1년 365일 잊지 않아야 합니다. 숭고함이 헛되지 않도록 살핌으로써 지금을 사는 모두가 그런 상황이 되면 숭고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당위와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 보훈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호국보훈에 매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아픈 손가락’이 있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진 한국전쟁, 국가의 부름을 받고 먼 나라서 희생한 베트남전쟁과 달리 마산 3·15의거, 제주 4·3 사건, 광주 5·18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보훈이 그렇습니다. 입법 등 제도적 정비를 통해 모두 뜻을 기리고 기념합니다만, 매년 극히 제한적인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희생은 됐습니다만, 뜻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니 ‘한국사의 옹이’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9년 국민회의 경남도지부장으로서 경남지역 보훈단체에게 한 답변으로 생각을 나눌까 합니다. “대통령(김대중)이 전라도 사람이어서 그렇습니까? 5·18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그쪽만 보상에 집중합니까?”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모두 나라를 지키다 숨진 숭고한 죽음입니다. 그러나 광주는 국민을 지키라는 군인이 국민을 숨지게 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대통령이라면 어느 쪽부터 보상하겠습니까? 정부는 국군도 모두 보상하고 있습니다. 광주는 늦어도 한참 늦었습니다.” 더 이상 질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병문(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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