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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원포트 내시경 감압술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기사입력 : 2023-06-05 08:03:30
윤 석 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진료를 볼 때마다 피부로 절감하게 된다. 고희의 환자들이 다양한 척추 질환으로 내원하는데 주 증상이 걷다가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거나 또는 통증으로 몇 걸음 걷다가 쉬어야 했다고들 호소한다. 척추관 협착증뿐 아니라 디스크를 동반한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최근에 내원했던 환자분이 그런 경우였다.

지난해 말부터 왼쪽 허벅지 통증이 진행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보존적 치료를 받으며 관찰 중이었으나 호전 없이 통증은 갈수록 더 심해져, 환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고통은 울고 싶을 정도로 심했다고 했다. 몇 개월의 보존적 치료로 할 수 있는 도수치료, 한방치료, 또는 집 근처 병원 입원을 통한 주사 치료 등을 받아 왔으나 호전이 없었다고 했다.

명확한 진단 없이 입원 치료를 받다 보니 환자는 고령인 데다 남은 가족들에게 미안한 데다 참을 만큼 참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니 찾아 왔다고 했다. 척추관 협착증에 급성으로 디스크도 터져 나와 신경을 압박하고 있었으므로 원포트 내시경 감압술로 치료 방향을 잡았다.

원포트 내시경 감압술은 단일공 내시경 감압술이라고 부르는데 환자의 몸에 3~7㎜ 이내의 아주 작은 구멍을 내어 그 환부로 척추 내시경과 치료 기구를 동시에 삽입해 부분 마취하에 수술이 진행되므로 양방향 내시경 감압술과는 차이가 크다. 환부가 하나이므로 회복의 기간은 짧고 환자의 수술 후 회복 탄력성은 높아지며 감염의 확률은 낮아지는 등 양방향에 비해 위험 부담률이 현저히 준다는 큰 장점이 있다.

고희의 환자는 허리 수술이라면 과거 전통적인 방식의 근육 절개의 방식만을 알고 있어 수술 자체에 거부와 두려움으로 병원 진료를 미루며 참고 지낸 분이었다. 이 원포트 내시경 감압술이란 것이 과거 절개 방식의 수술과는 차원이 다른 수술법임을 우선 인식시켜야 했고 원포트 내시경 감압술의 장점에 초점을 맞추어 상담을 진행해야 했다. 다행히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기저 질환이 없는 경우라 수술에 대한 예후가 좋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예상대로 원포트 내시경 감압술의 효과는 좋았고 환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기할 정도로 고통이 사라지고 정말 날아갈 듯 몸이 가벼워졌다며 회진하던 내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근 외래를 다녀간 이 환자는 진료 초기에 수술 전 환자를 괴롭히던 주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고 현재는 한 달이 넘어가도록 외래 진료를 오지 않고 있다. 환자들은 증상이 없으면 병원을 찾지 않는다.

사회가 갈수록 고령화되어 가는데 여전히 위험 부담이 높은 절개 방식으로 치료 방향을 잡아야 했다면 의료인들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이 고령화 사회에 원포트 내시경 감압술의 효과는 참으로 고마울 수밖에 없다. 외래 진료를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의료진에게 희소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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