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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건설 체감경기, 언제쯤 살아날까

5월 경기실사지수 넉달 만에 최저

건산연, 분양물량 급감 영향 분석

기사입력 : 2023-06-05 08:03:50

건설업계가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분양물량 감소 영향으로 건설 체감경기지수는 넉 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66.4로, 전월 대비 13.8p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택 시장 침체로 분양이 부진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CBSI는 건설사 입장에서 판단한 건설경기 지표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 이하면 현재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고, 100을 웃돌면 그 반대다. CBSI는 지난 4월 8.0p 상승한 80.2로 회복세를 보이는듯 했으나 5월에 13.8p 하락해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발표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발표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기성과 수주 등 공사 물량 상황이 일부 개선됐지만, 5월 계획 대비 분양이 부진한 영향으로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직전 5월 분양 최저 물량은 2009년의 약 1만7000가구로 지난달보다 3000가구 적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장마가 오기 전인 5월에 분양이 활발한데, 올해 5월에 분양된 물량은 1만4000가구에 그쳤다. 통계로 확인 가능한 2000년 이후 5월 물량으로는 역대 최저다.

건산연은 “이로 인해 대형(전월 대비 -27.3p)기업과 중견(전월 대비 -16.3p)기업의 BSI 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시작된 이후 건설업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 유동성 경색 등에 따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건설사가 속출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202위 우석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뒤이어 388위 도내 동원산업건설과 83위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부도를 맞았다. 올 들어 133위 에이치엔아이엔씨, 109위 대창기업, 113위 신일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경남 건설업계 상황도 마찬가지다. 도내 건설업계 A 관계자는 “중소·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자금력이 없는 건설사의 경우 무너지는 곳이 더 나올 수 있다. 전국적으로 100위권 밖 건설사 가운데 고금리 사채를 쓰거나 토지를 매각하며 버티는 곳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지역의 경우, 지난해 부도를 맞은 동원산업건설의 후폭풍 우려도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문별 실적지수는 대다수 개선됐다. 신규수주는 80.4로 전월 대비 5.9p, 공사기성은 94.3으로 전월 대비 6.3p 올랐다. 6월 전망 지수 역시 5월보다 10.2p 상승한 76.6을 기록했다.

박 연구위원은 “지수가 10p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5월 하락이 일시적인 침체로 여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지수가 회복되더라도 여전히 70선에 불과해 여전히 경기가 부진한 상황 가운데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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