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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시 수도사업 재정건전성 확보와 서비스 개선- 김승현(경남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23-06-06 19:30:50

지난달 16일 산업통상부는 전기와 가스요금의 인상을 발표했다. 통상 공공요금은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공기업 재정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인상된다. 전기와 가스요금의 인상도 한전과 가스공사의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면 창원시 수도요금은 어떤가?

창원시 수도사업자는 수자원공사로부터 구매한 낙동강 원수에 약품 등을 투입해 깨끗하게 정화한 후 관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수도영업의 수입은 대부분 수도요금으로 창원시의 2021년 수도요금으로 766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출은 운영비와 시설비로 구분된다. 운영비는 수돗물 생산에 필요한 원수구입비, 동력비, 약품비, 인건비, 수선유지비 등과 같은 직접비에 직원 후생비, 여비 등과 같은 간접 운영비를 더해 산정한다. 2021년 창원시는 수도영업 운영비로 613억원을 지출했다. 시설비로는 549억원을 사용, 시설물의 주기적 교체와 시설을 진행했다. 즉 2021년 기준 창원시의 수도영업은 지출이 수입보다 훨씬 많은 적자구조였다.

창원시에는 급수량의 대부분(66%)을 담당하는 칠서정수장을 비롯, 대산 및 북면, 석동정수장 등이 있다. 그런데 급수량의 2/3를 담당하는 칠서정수장의 경우 시설의 일부는 1984년에 준공돼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관로시설도 사정은 유사하다. 설치된 지 21년 이상 경과된 노후관로의 비중이 창원시는 53%로 전국평균인 36%를 훨씬 상회한다. 이런 시설물의 노후화로 인해 수선유지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요금 및 물가의 인상으로 동력비와 약품비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향후 지출은 증가 가능성이 높다.

적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어딘가에 남아 결국 대가를 요구한다. 적자경영은 결국 수돗물 서비스의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 창원시 수도사업은 양적 팽창이라는 목표 상당 부분을 달성했다. 이제는 양질의 수돗물 공급과 서비스 품질개선이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영업적자가 지속된다면 투자를 위축시켜 창원시 수돗물 서비스의 품질이 하락될 수 있다. 수도요금의 인상은 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양질의 수돗물 공급을 위해선 공급자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창원시는 수도사업의 재정건전성 확보와 양질의 수돗물 공급을 위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창원시 수도사업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영업적자는 지속되고, 금방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인다. 시설물 노후화는 다른 지역보다 심각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수도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존 공정으로 처리가 어려운 오염물질들은 원수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이런 어려움 타개를 위해 창원시는 시민과 소통하며 수도사업을 검토하면서 재정건전성 확보와 양질의 수돗물 공급이란 두 가지 목적 달성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김승현(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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