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도내 기숙형 고교 ‘학폭 대물림’ 의혹

가해학생들 부모, 범행 동기 두고“우리 애도 과거 학폭 피해” 언급

경찰 “구체적 범행 동기 확인 중”

기사입력 : 2023-07-06 20:59:59

속보= 최근 경남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신입생이 상급생에게 지속적인 학교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가해 학생들의 범행 동기가 과거 자신들이 당한 학교폭력 경험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오는 등 학교폭력 대물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6일 1면  ▲도내 기숙형 고교서 수개월간 ‘학폭’ )

올해 3월 A고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B군은 입학 후 기숙사 생활을 하던 중 2개월간 2학년 상급생 4명에게 여러 장소에서 욕설과 폭행 등 집단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폭력 /출처 : iclickart/
학교폭력 /출처 : iclickart/

본지 취재 결과 가해 학생들은 범행 동기를 두고 과거 학교폭력을 당해온 점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교육당국, 피해 학생 부모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가해 학생 부모는 피해 학생 부모 등에게 ‘당한 걸 고스란히 해서 친해지는 거라 알았던 것’, ‘피해 학생과 친했고, 잘 받아줬는데 친해지는 방법이 틀렸다. 너무 가혹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애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우리 애도 당했다고 하고 학교에 남자 기숙사에 약간 그런 게 있었다’, ‘일이 터지고 나서 아들 일을 알았다. 이유를 물으니 선배들이 자기네들에게도 그렇게 했고, 이 선배들하고도 졸업해도 친하다’, ‘그걸 끊어야 된다’는 말을 피해 학생 부모에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피해 학생 부모는 “그런 말(가해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당했다)은 아이한테 단 1%라도 희망이 없는 말이었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가해 학생들의 폭행 등 혐의는 조사 중으로 학생들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알려줄 수 없으며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된 직후 1학년과 2~3학년 별도로 학교폭력 관련 실태 조사를 마쳤고, 현재까지는 특이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대물림’ 의혹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학교장은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기숙사 내에서 알몸으로 복도를 뛰어다니는 행위로 인해 소란이 일어 CCTV를 확인한 결과 관련 사실이 확인돼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하려고 한 바 있다”며 “그렇게 선배들에게 심부름을 당했던 친구가 ‘나는 선배님하고 친하고 하므로 이 정도는 해도 괜찮아’라고 판단했기에 학교폭력 신고를 하지 않고 학교장 종결제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악습이라면 악습인 것 같다. 아이들과 면담을 해보니 ‘친해지는 법을 잘 몰라서 그렇게 장난치고 하는 게 친해지는 법이라고 알았다’고 했다”며 “이렇게 이슈가 된 만큼 또 다른 학교폭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방학이 되기 전에 한 번 더 심층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을 하겠다. 이 기회에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3년 동안 해당 학교에 대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는 2020년 언어폭력으로 1건(자체해결제 요건 미충족)이 있었으며, 3명에 대해 학교장 자체해결 건으로 선도·교육 조치(서면사과)를 했다. 2021년에는 언어폭력 1건으로 학생 1명에 대해 선도·교육 조치(서면사과), 2022년에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영·김재경 기자

※알려왔습니다= 6일 1면 ‘도내 기숙형 고교서 수개월간 학폭’ 제하 기사 중 ‘옷장에 가두고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어 열고문을 가한 사실’이란 표현 중 ‘열고문’이란 단어는 학폭조사 문서 자료에 없는 표현이라고 도교육청에서 알려왔습니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민영,김재경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