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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방산기업 ‘폴란드 무기 수출 2차 계약’ 금융지원이 관건

기사입력 : 2023-09-20 20:31:18

현대로템·한화·KAI 1차분 진행
전차 등 30조 규모 2차 계약 추진
수출입은행 등 지원 결정 안돼
업체 “계약 성사 시간 걸릴 듯”


경남지역 주요 방산 기업들이 폴란드 무기 수출 2차 계약을 위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만 아직 2차 계약 성사는 안갯속인 가운데 수출금융 지원 결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폴란드는 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2 전차 1000대, FA-50 경공격기 48대, K9 자주포 648문 등을 수입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8월 K2 전차 180대 약 4조5000억원, K9 자주포 212문 약 3조2000억원, FA-50 48대 약 4조2000억원 등 1차 수출 이행계약이 성사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를 포함해 1차 전체 수출 계약 규모는 약 17조원에 이른다.

이에 경남지역 주요 방산 기업들은 1차 계약을 순조롭게 진행하며 2차 계약을 위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일 창원대 종합교육관에서 방위사업청 주최로 열린 방위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방산 관련 기업 부스에서 채용상담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20일 창원대 종합교육관에서 방위사업청 주최로 열린 방위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방산 관련 기업 부스에서 채용상담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긴급 소요분 K2 전차 180대에 대한 첫 수출 계약이 체결된 이래 올해까지 총 28대를 현지에 조기 인도했고 2025년 말까지 납품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폴란드 성능개량형 모델인 K2PL(K2 Poland) 계열전차는 능동방호장치와 특수장갑 등이 적용된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과 PGZ 산하 방산업체인 WZM과 폴란드형 K2 전차 생산·납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컨소시엄 이행합의서를 체결하고 지속적인 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행합의서에는 폴란드 측의 K2PL 전차 생산역량 구축을 위한 지원 사항을 포함해 현지 생산과 적기 납품을 위한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 관계 내용이 포함됐다.

KAI는 폴란드와 계약한 FA-50 48대 중 12대를 연내 납품할 계획이다. 잔여 물량 36대는 폴란드 공군의 요구도에 맞춰 FA-50PL형상으로 개발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납품한다. 또 최근 폴란드 방산 전시회(MSPO)에서 PGZ와 FA-50 후속지원과 미래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후속 군수지원과 성능개량 등 장기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KAI는 지난 7월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에 FA-50 고객·기술지원 업무를 전담할 기지사무소도 개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폴란드와 맺은 1차 기본계약을 이행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는 폴란드에 유럽법인도 설립했다. 추가로 2차 기본계약이 이뤄지면 폴란드 현지 생산을 통해 급증하는 유럽 수요에 대응하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1차에 이은 2차 이행계약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1차 계약을 통해 우선 시급한 무기를 먼저 도입하고 2차 계약으로는 폴란드 현지에 맞게 개량한 무기를 자국 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2차 계약 물량은 현대로템 K2 전차 820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360문 등 약 30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2차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로 수출금융 지원 문제가 거론된다. 통상 국가 간 대규모 거래에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신용기관의 수출금융 지원이 병행된다. 우리 정부가 폴란드에 무기 구매를 위한 일부 자금을 빌려줘서 수출을 진행하는 방식인데 2차 계약을 위한 지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내 방산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측이 2차 계약을 위해 금융지원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와 수출입 금융기관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 수출금융 지원 결정이 이뤄져야 2차 계약도 성사가 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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