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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41) 웅디이(덤벙), 기티이(귀팅이)

기사입력 : 2023-10-27 07:54:59

△서울 : 얼마 전 차를 몰고 출근하다 도로에 생긴 ‘포트홀’ 때문에 많이 놀랐어. 다행히 포트홀 크기가 작고, 천천히 운전해 피해 없이 통과할 수 있었어.

▲경남 : 내도 그런 적 있었다. 밤이나 고속도로 운전할 직에 냄비 겉은 포트홀로 만내모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아이가. 그라이 포트홀로 ‘도로 우우(위의) 지뢰’라 칸다 카더라꼬.

△서울 : 뉴스를 보니 올해 경남지역에 포트홀이 크게 늘었대. 최근 3년간 경남의 포트홀 신고 건수를 보면 2021년 308건에서 2022년 153건으로 줄었다가, 올 들어 8월까지 벌써 674건이나 신고됐대. 올해 포트홀이 급증한 건 올여름 경남에 많은 비가 내린 게 영향을 미쳤다더라.

▲경남 : 포트홀도 무십지만 땅이 각중에 내리(려)앉아 웅디이가 생기는 싱크홀이 더 무십더라. 진주서도 지난 9월에 두 분이나 생깄다 아이가. 진주시 이바구 들어보이 오분에 생긴 싱크홀은 상펭(평)산업단지 내 노후된 페(폐)수관로가 파손돼 토사가 유실된 기 원인으로 추정된다 카더라꼬.

△서울 : 땅속 상황을 모르니 발견하기가 어렵겠지만 관로 등을 철저하게 점검해서 싱크홀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지. 그건 그렇고 ‘웅디이’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웅디이’는 ‘웅덩이’를 말하는 기다. ‘웅디, 웅딩이, 덤벙, 둠벙’이라 마이 카고, ‘웅덩, 웅덩못, 움벙, 둔벙, 덤붕, 떰붕, 뚱범’이라꼬도 칸다.

△서울 : ‘덤벙’은 들어본 것 같은데, 논 귀퉁이에 있는 웅덩이 맞지? 전에 본 적도 있어.

▲경남 : 안그래도 그 이바구 할라 캤다. 겡남말 ‘웅디이’캉 ‘덤벙’은 ‘못’보담 작음시로 물을 가다 두는 곳이라는 점에서는 뜻이 같다. 그러나 ‘웅디이’는 보펜적인 말로 씨이는 반면, ‘덤벙’은 ‘논 기티이’라는 구체적인 장소에 파 놓은 웅디이만 가리킨다는 차이가 있다. ‘기티이’는 ‘귀퉁이’의 겡남말인데, ‘귀팅이’, ‘귀티’, ‘귀떼이’, ‘기이기’라꼬도 칸다.

△서울 : 오늘도 경남말 많이 배웠네. 잊어버리지 않게 빨리 복습을 해야겠다.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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