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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고독사 피하는 법- 이상규(편집위원)

기사입력 : 2024-01-24 19:29:42

최근 50대 남자들에게는 썰렁한 뉴스가 보도됐다. 한국에서 고독사로 사망한 이들 중 50대 남성이 가장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고독사 사망자 3명 중 1명이 50대 남성이라고 하니 같은 50대 남성으로 씁쓸할 따름이다. 어찌 보면 50대는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50대가 많다니 믿기지 않는다.

▼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지난 15일 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을 요약하면 이렇다. 고독사를 성별로 살펴볼 때 남성이 여성의 5배에 달했고, 5명 중 3명은 만취 상태로 숨졌다. 고독사는 이혼 등으로 가족 관계가 붕괴된 경우 많이 발생하며, 실제로 분석 대상 128명 중 결혼한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3명(2.3%)에 불과했다.

▼일본에서는 퇴직 이후의 인생에 대한 별다른 준비 없이 은퇴한 50~60대 남편들을 누레오치바(ぬれおちば) 즉 ‘젖은 낙엽’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이제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젖은 낙엽’을 검색해 보면 “구두나 몸에 붙으면 쉽게 떼어지지 않는 젖은 낙엽처럼 퇴직 후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을 빗댄 말로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으면서도 쓸모는 없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되어 있다.

▼50대 남성이 고독사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독사 중 50대 남성이 많은 이유에 대해 나 교수는 “50대 남성이 건강관리나 가사노동에 익숙하지 못하고 실직 및 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만큼 식사준비, 청소 등 가사노동을 부지런히 익혀야겠다. 무엇보다 남자도 나이가 들면 어깨 힘을 빼고 여자처럼 모여서 수다도 떨고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이상규(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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