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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10) 쇠부엉이

소리 없는 사냥꾼의 은밀한 사냥

기사입력 : 2024-02-15 21:25:10

국내서 드문 올빼밋과 겨울 맹금이자 천연기념물
화려한 비행술로 저공비행하며 낮에도 사냥 활발


입춘이 지나고 날씨가 따뜻해진 주남저수지에는 비가 자주 내린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찾아와 월동한 겨울 철새들이 북상을 준비하고 있다. 겨울 철새들과 함께 찾아온 쇠부엉이가 주남저수지 둑 울타리에 앉아 깃털을 단장하고 사냥에 나선다.

쇠부엉이는 비행하면서도 머리를 좌우로 자유롭게 돌려가며 사냥감을 물색한다. 사냥감이 내는 소리를 듣고 위치를 파악한 다음 뛰어난 시력으로 먹잇감으로 날아간다. 마치 스텔스기처럼 소리 없이 저공비행으로 날아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에 성공한다. 그래서 이곳 숲속에 사는 설치류와 작은 산새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주남저수지 인근 백양 들녘 논두렁에 앉아 사냥감을 물색하고 있는 쇠부엉이.
주남저수지 인근 백양 들녘 논두렁에 앉아 사냥감을 물색하고 있는 쇠부엉이.

쇠부엉이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월동하는 겨울 철새로 천연기념물 제324-4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올빼미목 올빼밋과의 맹금류는 야행성으로 밤에 사냥한다. 쇠부엉이도 야행성이지만 낮에도 활발하게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올빼밋과 조류이다. 몸길이는 38.5㎝이고 암수 구별이 어렵다. 몸 전체가 엷은 갈색 또는 황갈색이며 엷은 담황색 개체도 있다. 잘 보이지 않는 귀깃을 가진 중형 부엉이류다. 얼굴은 옅은 갈색, 눈 주변은 갈색으로 개체에 따라 차이가 크고 홍채의 색은 노란색이다.

10월 중순에 찾아와 이듬해 3월 하순까지 월동하는데, 매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불규칙적으로 찾아온다. 백양 들녘 논두렁에 앉아 있을 때 1m 옆까지 다가가도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보호색이 뛰어나다.




쇠부엉이는 귀엽고 화려한 비행술을 자랑하는 특급 모델이라 녀석을 촬영하기 위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녀석은 단독으로 생활하며 백양 들녘을 저공 비행하며 주로 설치류나 작은 새, 곤충류 등을 사냥한다. 녀석은 매우 민감해 촬영을 쉽게 허락하진 않지만 주남저수지에서 어렵지 않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저수지 둑에 설치된 울타리에서 사냥터인 논을 내려다보며 사냥감을 물색하고, 표적이 정해지면 곧바로 날아가 사냥한다.

입춘이 지나자 저수지 들녘의 매화나무는 물이 올라 꽃망울을 준비하고, 소리 없는 사냥꾼 쇠부엉이도 긴 여행을 앞두고 사냥에 분주하다. 이곳에서 건강하게 겨울을 나고 번식지로 돌아가야 건강한 알을 낳을 수 있고 올겨울에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종수(생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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