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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이어 김까지”… 서민음식 ‘김밥’ 가격 또 오르나

마른김 10장 값, 전년비 14.8% 올라

이상 기후에 생산량 감소 등 영향

깻잎 등 가격 상승에 김밥도 오름세

기사입력 : 2024-03-18 21:01:01

“김값이 무섭게 올랐어요. 김밥집에서 김을 줄일 수도 없고 걱정이네요.”

창원시 성산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송모씨는 18일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두 달 전까지 김밥용 김(100장)이 1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만3000원 정도 한다. 너무 비싸져 알아보니 앞으로 더 오른다고 해 김밥값을 인상해야 할지 고민이다”며 “제일 싼 김밥이 2500원이고 참치나 다른 재료가 들어간 김밥은 4000원이 넘는다. 너무 힘든 상황이라 이 가격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김밥집 사장은 “김도 올랐지만, 고추, 대파, 깻잎 등 김밥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올랐다”며 “고추 경우 ㎏에 4~5배 정도 올랐다. 김밥이 값싼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값을 오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 김값 등 재료값이 상승해 김밥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창원의 한 분식집에서 종업원이 김밥을 말고 있다.
최근 김값 등 재료값이 상승해 김밥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창원의 한 분식집에서 종업원이 김밥을 말고 있다.

수출 증가와 이상 기후 영향으로 김값이 폭등하면서 외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창원 지역 마른김(10장)의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1080원으로 지난해 (940원)보다 14.89% 올랐다. 평년가(875원)와 비교하면 23.42% 뛰었다.

김을 비롯해 각종 채소값이 오르면서 대표 서민 음식인 김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도내 김밥 소비자물가지수는 129.38(2020년=100)을 기록했다. 이는 3년 전인 2021년 같은 기간(102.79)보다 25.86% 증가한 수치다.

지난 2월 기준 도내 김밥 한 줄의 가격은 3423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760원 △2022년 3318원 △2023년 3415원으로 매년 오르고 있다.

이처럼 김값이 뛴 이유는 수출 증가와 생산량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검은 반도체’로 까지 불리며 외국에서 인기가 늘자 지난해 김 수출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수출국도 2010년 64개국에서 지난해 124개국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수요는 증가했지만 이상 기후로 인한 국내 김 생산량은 감소하는 상황이다. 전국 김 생산 77%를 차지하는 전남지역 생산량은 지난해 11%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의 일부 김 가공 공장은 이 때문에 100%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수산연구원 관계자는 “김은 낮은 온도에서 크는데 최근 수온이 높아져 다른 해조류들이 크면서 영양분을 빼앗겨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수온이 높아지면 기생충도 더 많이 생긴다.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결을 위해서는 김 양식장이 비교적 수온이 낮은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품종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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