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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경남] (3) 동원F&B 창원공장

식탁 위 팔방미인, 참치는 못 참지!

기사입력 : 2024-03-19 21:25:16

급속 동결 상태 참치를 해동하고 익힌 다음
클리닝실서 수작업으로 뼈·붉은 살 등 해체

손질된 참치살은 캔에 정해진 양만큼 담겨
육안·엑스레이 검사 통해 뼈·이물질 확인

감칠맛·영양가 위해 채소즙·카놀라유 주입
완성된 내용물 밀봉 거쳐 통조림 형태 갖춰

고온 스팀 멸균 가해 진공·무균상태 만들고
완제품 검사 후 유통기한 표시·포장·출고


클리닝실 내부. 길게 이어진 6개 벨트 앞 150여명의 직원이 생선 해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클리닝실 내부. 길게 이어진 6개 벨트 앞 150여명의 직원이 생선 해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짭짤한 바다향이 고소한 살코기 내음으로 바뀌는 순간, 침이 ‘꼴딱’ 목구멍을 넘어간다. 국민 참치캔이 만들어지는 동원F&B의 창원공장에는 바다와 주방이 공존하고 있었다. 남태평양에서 잡힌 가다랑어가 식탁 위 먹기 편한 살코기 통조림으로 완성되기까지, 사람 손으로 일일이 수백 개의 생선뼈를 발라내고, 검사에 검사, 또 검사로 공을 들이고 있는 생산 현장을 들여다봤다.

동원F&B 창원공장은 1986년 운영을 시작했다. 부지 면적만 4만9500㎡(약 1만5000평)로 국내 최대 규모의 통조림 생산현장이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참치를 운반하는데 편리한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생산공장을 뒀다가 창원공단으로 옮기게 됐다”는 설명을 했다. 창원공장은 동원F&B 그룹의 최초 자체 생산공장이기도 하다.


가시는 270개지만 살코기만 담아내는 동원참치 생산과정!

◇참치 원어 손질= 참치 원어가 통조림으로 만들어지기 위한 첫 단계는 손질(cleaning)이다. 앞서 마산항에서 급속동결된 상태로 창원공장으로 들어온 가다랑어는 해동 후 내장을 제거한 뒤 스팀기에 쪄서 익혀진 다음 클리닝실에 도착한다. 고온의 스팀기에서 1~3시간 찐 참치는 크기별로 나뉘어 제각각 벨트로 옮겨진다.

취재진이 클리닝실 안으로 들어서자 길게 이어진 6개 벨트 앞 150여 명의 직원이 일렬로 서서 생선 해체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 공정은 공장 전체 생산팀 직원의 70%가 투입되는 주요 과정이다. 크기가 다른 생선 뼈를 손질하는 과정이 100% 수작업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것이다. 참치 한 마리에는 270여개의 크고 작은 가시가 있다고 했다.

익힌 가다랑어 손질(뼈 분리·붉은 살 제거)
익힌 가다랑어 손질(뼈 분리·붉은 살 제거)

벨트 앞에선 직원들이 자체 제작한 칼로 생선을 분해하는 모습이 일사불란했다. 클리닝 작업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었다. 앞쪽에선 노란색 모자를 쓴 직원들이 1차 작업으로 생선 머리와 지느러미, 껍질을 분해했다. 이후 2차로 흰색 모자를 쓴 직원들이 등뼈를 중심으로 나눈 다음 내부의 등뼈, 잔가시 등 뼈를 분리하고 붉은살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각자 작업한 생선들 위에는 표지를 붙였다. 소위 실명제인 셈이다.

하루 동안 창원공장에서 손질되는 참치 원어는 7~8만 마리(180톤)에 달한다. 통조림으로는 총 50만 캔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공장에서 18년 근무한 김영희 반장(56)은 “빠르고 정확하게 뼈를 분리해내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 작업을 적용해 기술을 익혀서 작업하고 있고, 20~30년 된 숙련공들도 많다”며 “장시간 서서 세밀한 작업을 하면 몸이 고되긴 하지만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통조림에 살코기와 주입액 넣고 육안검사
통조림에 살코기와 주입액 넣고 육안검사

◇남겨진 뼈를 찾아 검사 또 검사= 꼼꼼하게 발라진 참치살은 스테인리스스틸 벨트로 옮겨지고,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충진 밀봉실로 옮겨져 통조림 캔에 정해진 분량만큼 담겼다. 살코기를 담은 통조림들이 줄지어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직원 한 명이 또다시 1차 육안검사를 통해 뼈 등 이물질이 든 통조림을 검사, 분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육안검사를 거친 통조림은 다시 2차 AI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밀도와 이미지로 통조림 내 뼈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동원 F&B에서 자체 개발한 이 AI엑스레이는 세밀한 뼈 분류를 위해 20만 장 이상의 참치 뼈 이미지를 학습해 검출 성능을 높인 기기다. 주액충전실로 옮겨진 통조림 안에 정해진 양의 채소즙과 카놀라유가 주입된다. 살코기의 감칠 맛을 살려주고 영양가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다. 이 주입액의 비율과 재료는 동원참치의 특별한 비법이다.

뚜껑 밀봉한 통조림을 고온 멸균
뚜껑 밀봉한 통조림을 고온 멸균

◇통조림이 되다= 참치캔의 내용물이 완성되면 길게 줄지어진 캔과 뚜껑이 밀봉기를 거치면서 빠른 속도로 밀봉된 후 뱅글뱅글 돌면서 이동한다. 외관상 통조림의 형태를 갖췄다. 그러나 진짜 통조림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115~120℃의 고온 스팀 멸균을 가해 진공상태와 무균상태로 만들어 통조림 내부 미생물을 없애는 단계다. 이 단계를 거쳐야 장기간 먹을 수 있는 통조림이 되는 것이다. 거대한 멸균기 안에 한 번에 참치캔 1만4000개를 투입하고 빼는 과정이 장관이었다. 이후 자연건조를 통해 열기를 식히면 우리가 구매하는 통조림이 완성된다. 이후 완제품에 대해서 자체적인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이물질을 확인 후 유통기한을 표시하고 제품별로 포장공정에 들어간다. 포장공정은 100% 자동화 작업으로 진행됐다.

완제품 검사 후 포장과 출고
완제품 검사 후 포장과 출고

이날 안내를 맡은 하만웅 팀장은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살코기 클리닝 과정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며 “보다 신선한 재료를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매일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글= 조고운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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