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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꽃보다 안전- 이용호(안전관리자)

기사입력 : 2024-03-24 19:18:56

완연한 봄날씨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꽃소식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와 진달래 개나리에 이어 곧 벚꽃까지 만개하면 바야흐로 온 나라가 꽃축제 속으로 빠져들고 상춘객들의 행렬도 넘쳐날 것이다. 그만큼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고 특히 해빙기와 겹치면서 겨우내 방치되었거나 얼었던 시설물에 의한 파손, 훼손 등에 의한 붕괴 등 예기치 않은 사고 발생도 높을 수밖에 없다.

우선, 최근 지자체마다 둘레길 조성 붐이 일면서 팔각정이나 전망대, 데크 등 각종 힐링시설들이 우후죽순 들어선 상태다. 이런 시설물의 대부분이 전망 좋은 고지대나 벼랑 인근 또는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어 자칫 붕괴나 파손에 의한 대형사고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전수조사를 통해 낡고 파손된 데크나 팔각정, 전망대 등은 신속히 수리 보완하고 필요시 철거를 서둘러야 한다. 즉각적 개선이 어려울 경우 출입금지, CCTV 보강 등 안전조치를 강구해 추가 사고가 없도록 세심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마을 단위나 도로변 간이 공원에 설치된 운동시설도 점검 대상이다. 이들 시설은 이용자 감소로 일부만 사용될 뿐 상당수가 관리부재로 방치되고 있다. 또한 녹 슬고 파손된 기구도 많을뿐더러 잡풀 속에 방치되어 있다 보니 미관도 저해하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설치된 운동시설들이 전국적으로 엄청날 것이다. 수리와 보강을 통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적어도 위험요소가 되지 않도록 적극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시골 골목이나 외진 도로에 설치된 반사경도 상당수가 파손, 훼손되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반사경은 안전 필수 시설물이다. 흙먼지를 뒤집어 쓴 경우는 약과다. 일그러지거나 깨지고 체결부가 풀려 아래로 흘러내린 것도 많으며 심지어는 페인트로 낙서까지 해놓아 볼썽사납다. 헐렁해 뒤틀린 반사경도 부지기수다. 마을이나 공공기관의 협조를 얻어 전수조사를 하고 신속하게 정비해야 할 것이다. 운전자들의 신고도 효과적일 것이다.

시설물들은 설치하는 것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칫 방치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잔도 같은 데크길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요즘, 작은 결함이 참사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구름다리의 안전성도 함께 점검해 보아야 할 요소다. 전망 시설물에도 안전을 위한 적정 출입 인원을 명시해 놓으면 경각심 고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시민들도 결함 시설물을 발견하면 지체없이 신고하고 위험통제 구역에는 절대 출입하지 않는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해빙기를 맞아 나선 나들이 길이 꽃길이 되어야지 사고로 얼룩져서는 안 될 것이다. 꽃보다 안전이 우선인 이유다. 행적력과 시민들의 해빙기 안전의식 재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용호(안전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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