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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아직은 살 만한 세상- 허승철(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중부지사장)

기사입력 : 2024-03-25 19:18:56

언제부터인지 TV 예능 프로그램 중 게임을 해서 지면 그 사람만 벌칙을 받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게임에 진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걸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나만 아니면 되나”. 안 그래도 요즘은 개인주의 의식이 강하다고들 말하는데 이러한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활에 자리 잡아 무슨 일이든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사회 전반에 널리 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가끔씩 소소한 일로 사람을 감금 폭행은 물론이고 살인까지 했다는 어두운 소식이 들리면 주변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강해 위기가 닥치면 단결하여 우리의 미래를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오래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고 걱정하는 내용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 왔고 우리 또한 잘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MZ세대인 우리 후손들도 우리의 미래를 잘 만들어 갈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 회사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신규직원들이 입사를 했고 이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느낀다. 이런 다른 생각들은 사회적 환경이 변함에 따라 바뀌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공동체를 생각하는 기본 정신은 변함이 없다는 걸 우리 주변의 미담 사례를 접하면서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술을 싣고 가던 트럭에서 주류병이 도로에 쏟아져 교통이 마비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짧은 시간에 도로를 깨끗이 치우고 차량 통행이 가능하게 한 사례, 우리 공단 직원 중에도 휴가 중 심정지로 의식불명인 사람에게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를 활용해 의식을 되찾게 하고 작년 한 해 10명의 국민을 구조한 사례 등 우리 주변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미담이 적지 않다. 이것만 봐도 아직은 우리 사회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허승철(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중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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