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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국립부곡병원, 경남 마약 중독자 치료 중심 역할 나선다

보건복지부, 권역별 8개 기관 선정

국비 1억·실적별 성과보상금 지원

경남 중독자 치료 접근성 향상 기대

기사입력 : 2024-03-28 20:53:28

경남지역 마약중독 환자가 급증하는 데 비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이들이 치료·재활을 받아 일상 회복을 도울 수 있는 보호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창녕 소재 국립부곡병원이 권역 치료보호기관으로 선정돼 도내 마약중독 환자를 치료하는 데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은 30개 의료기관(3월 25일 기준)이 지정돼 있다. 이들 기관의 지정 병상수는 총 331개로, 도내에는 창녕에 국립부곡병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90병상이 있으며, 양산에 양산병원이 2병상이 지정돼 있다.

하지만 마약류 중독자 치료는 환자 관리가 어렵고 치료 난도가 높지만 치료보호비 지급 외에는 별도 인센티브가 없어 치료보호기관 신규 신청과 기존 치료보호기관의 운영 실적이 저조한 실정이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기관 운영 활성화를 통해 실질적인 마약류 중독자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권역별로 마약류 중독자 입원과 외래 치료가 가능한 치료보호기관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권역 치료보호기관은 모두 8개 의료기관으로, 도내에서는 국립부곡병원이 유일하다. 선정된 기관은 1억원(전액 국비)을 운영비로 지원받는다. 전년도 치료보호기관의 업무실적과 의료 질 관리 등 평가를 통해 우수한 치료보호기관 2개소를 선정해 총 3억원(A등급 2억원, B등급 1억원)의 성과보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국립부곡병원 약물중독진료소 관계자는 “작년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영향도 있고 해서 치료보호를 100명 이내로 했고, 보통 한 달에 평균 10명 정도를 치료·보호하고 있다”며 “기존에도 치료보호 사업을 계속 진행해 왔는데, 권역으로 지정되면 운영비와 성과보상금을 더 지원받을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권역기관이라는 점이 홍보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중독치료가 필요한 마약류 투약사범은 최근 5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다. 마약류 투약사범은 2018년 6177명에서 2019년 8210명, 2020년 9044명, 2021년 8522명, 2022년 8489명, 2023년 1만89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마약의 접근 장벽이 크게 낮아진 데는 신종 마약 또는 마약 대체 물품의 다양화와 함께 인터넷, SNS 등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유통 경로가 넓어진 것이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3월 SNS를 통해 전국에 마약을 유통한 운반책 18명과 이들에게 산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82명 등 100명을 붙잡았다. 검거된 마약 구매자 대다수가 10~30대로, 유흥주점과 펜션, 파티룸 등에서 소위 ‘환각 파티’와 같은 방식으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번 권역 치료보호기관 선정으로 마약류 중독 치료 기능을 강화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여 지역 마약류 중독자 치료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보건복지부 이형훈 정신건강정책관은 “마약 중독은 치료가 어려운 데 반해 치료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치료보호기관조차 치료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제도적 보완책의 일환으로 치료보호기관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치료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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