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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15) 검은목두루미

주남저수지에 겨울여행 온 검은 목의 진객

기사입력 : 2024-03-28 21:18:02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우리나라서 발견되는 두루미 7종 중 하나

머리·목 앞부분 털 검정색 특징… 재두루미 무리에 섞여 함께 먹이 먹어

전 세계에는 15종의 두루미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7종의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다.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에는 재두루미를 비롯해 두루미, 검은목두루미, 흑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 등 6종의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다.

매우 희귀한 겨울 철새인 검은목두루미가 오늘 탐조여행의 주인공이다. 1000마리가 넘는 재두루미 무리 사이에서 먹이를 함께 먹고 있는 검은목두루미는 관찰이 쉽지 않다. 검은목두루미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오랜 탐조의 시간이 필요하다.

검은목두루미들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검은목두루미들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검은목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451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귀한 새다. 지난해 10월 중순경 찾아와 재두루미 무리와 함께 겨울을 나고 지난 2월 24일 번식지로 떠났다.

검은목두루미의 몸길이는 114㎝이고, 머리 꼭대기는 붉은색, 머리와 목 앞부분은 검은색이다. 눈 뒤부터 뒷목까지는 흰색이며, 비행할 때 날개덮깃의 회색과 날개깃의 검은색이 뚜렷하다.

검은목두루미(가운데)가 캐나다두루미(왼쪽), 재두루미(오른쪽)와 먹이를 먹고 있다.
검은목두루미(가운데)가 캐나다두루미(왼쪽), 재두루미(오른쪽)와 먹이를 먹고 있다.

저수지, 논 습지, 갯벌, 하구에서 생활하며, 두루미류와 함께 월동한다. 검은목두루미는 낮에는 백양 들녘에서 재두루미 무리와 함께 먹이를 먹고 해가 지면 주남저수지로 날아와 갈대 섬 가장자리에서 잠을 잔다.

머리와 목 앞부분은 검은색, 눈 뒤부터 뒷목까지 흰색을 띠는 검은목두루미.
머리와 목 앞부분은 검은색, 눈 뒤부터 뒷목까지 흰색을 띠는 검은목두루미.

강원도 철원평야, 경기도 파주 대성동, 충남 천수만, 전남 순천만 등에서 월동해 왔는데, 전체 개체수가 1~6마리에 불과하다. 지난겨울 주남저수지에서 4마리의 검은목두루미 월동이 확인되었다.

매년 주남저수지에는 1000마리가 넘는 재두루미가 찾아오고 지속적으로 개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22년 겨울에는 2200여 마리가 찾아와 역대 최고 월동 기록을 경신했다.

주남저수지에는 최근 먹이 나눔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먹이 제공과 안전한 잠자리 덕분에 재두루미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월동 환경이 좋아진 주남저수지는 검은목두루미 등 희귀한 두루미 6종이 찾아오는 우리나라 최고의 두루미 탐조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최종수(생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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