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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51) 뚜끼비(뚜께비), 건니다(건디다)

기사입력 : 2024-03-29 08:04:14

△서울 : 봄이 되자 두꺼비들이 산란을 하기 위해 물가로 가다 도로에서 차량에 깔려 많이 죽는대. 사진을 보니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의 마을 진입도로에 두꺼비들 사체가 많더라. 산에서 내려온 두꺼비들이 도로에서 40m가량 떨어진 저수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왕복 2차로 도로를 건널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 죽은 거래.

▲경남 : 해마당 봄 되모 뚜끼비들이 떼죽음을 당하더라 아이가. 뚜끼비 산란철인 2~3월엔 이런 일이 겡남뿐지 아이고 전국 여어저어서 생기던데, 기사로 볼 때마당 안타깝더라꼬. 뚜끼비는 생태계가 건강한지를 보이(여)주는 환겡(경) 지포(표)종이자 기후벤(변)화 지포종이라 카대.

△서울 : 부화한 두꺼비 새끼들이 서식지인 산으로 올라가는 5월 중순에도 이런 일이 되풀이된대. 두꺼비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이동통로를 설치하면 좋은데, 워낙 지나가는 길이 넓어 어렵다더라. 그건 그렇고 두꺼비의 경남말이 ‘뚜끼비’인 것 같은데, 두꺼비 뜻의 다른 말도 있니?

▲경남 : 겡남에서는 ‘뚜끼비’캉 ‘뚜께비’로 지일 마이 씨고, ‘뚜게비’, ‘두께비’, ‘뚜꾸비’라꼬도 칸다. ‘뚜께비 겉은 아들로 서이나 낳았다’ 이래 카지. ‘서이’가 ‘셋’ 뜻인 거는 알제?

△서울 : ‘서이’는 네가 하나 뜻인 ‘하내이’를 설명하면서 가르쳐줬어. 그러니 방금 한 말은 두꺼비 같은 아들을 셋이나 낳았다는 거네. 예전엔 복스럽게 생긴 사내아이가 태어났을 때 ‘떡두꺼비 같다’고 했지.

▲경남 : 니캉 내도 간얼(알)라 때는 다 모도 떡뚜께비라 캤을 끼다. 이바구하다 보이 새앵킨긴데 도로를 건너다라고 할 때 ‘건너다’로 겡남에선 ‘건니다’, ‘건디다’, ‘건네다’라 칸다. ‘물은 건니바(봐)야 알고 사람은 지내 바야 안다’ 이래 카지.

△서울 : 맞아, 물은 건너봐야 깊이를 알고, 사람은 겪어봐야 어떤 사람인지 알지. 뚜끼비들의 떼죽음이 해마다 일어나니 참 안타까워. 새끼들이 이동하는 5월이 되기 전에 뚜께비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어.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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