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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인공지능 심판- 박진욱(미디어부장)

기사입력 : 2024-04-03 19:36:28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스포츠 심판 분야에도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도입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은 ‘매의 눈’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잡아냈다. 테니스는 더 빠른 2020년 US오픈에서 공의 인·아웃을 판정하는 AI 기술이 도입됐고, 남자프로테니스(ATP)는 2025년에 모든 투어에서 전자라인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KBO는 프로야구 1군 리그에도 ‘AI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했다.

▼ABS는 카메라 3대로 공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읽어낸다. ABS의 스트라이크존은 홈플레이트 기준 좌우로 2㎝, 상하 기준은 각 선수 키의 56.35%, 27.64%로 설정된다. 그 때문에 KBO는 모든 선수의 키를 재측정했다. ABS는 홈 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 면에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을 그리고, 좌우, 상하, 앞뒤 공의 궤적을 추적하여 판정한다. ABS의 추적 성공률은 99.9%로 인간 심판보다 8% 이상 정확도가 올라갔다.

▼스포츠에서 오심 논란은 종목을 막론하고 있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선수와 팬들의 원성이 적지 않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심판의 실수 하나가 결과를 바꿀 수 있어 판정엔 정확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보완하는 도구로 인공지능이 도입된 것이다. 심판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

▼AI 심판의 장점은 일관성과 공정성이다. ABS가 정확한 스트라이크존을 잡아내지만, 누군가에겐 불만이 일 수 있다. 하지만 ABS의 스트라이크 존은 국적, 인지도, 실력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관적이다. 구장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다르다는 평가도 있지만, 양팀 모두에게 동일한 상황이다. 일관성과 공정성은 어디서든 꼭 필요한 원칙이고, 이는 스포츠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박진욱(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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