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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앞두고 창원 나무전시판매장 가보니

“베란다부터 농장까지… 푸른 미래 꿈꾸며 나만의 나무 심어요”

기사입력 : 2024-04-04 21:48:51

봄철 묘목 구매하려는 시민들 발길
전시장 돌며 유실수 등 꼼꼼히 살펴

산림조합 “나무는 후손에 주는 선물”
7일까지 조경수 등 200여종 판매


4월 5일 식목일. 나무를 심고 아껴 가꾸자는 취지로 1948년 지정된 식목일은 2006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점차 국민들에게 잊히고 있는 날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봄이 되면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파트 베란다부터 정원, 텃밭, 농장에 푸른 미래를 심는다. 동요 ‘나무를 심자’ 속 화자처럼 하늘보다 푸른 산을 꿈꾸며 말이다.

4일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창원 나무전시판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묘목을 구입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4일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창원 나무전시판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묘목을 구입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 위치한 창원 나무전시판매장에는 나무를 보고 사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산림수종, 유실수, 특용수, 조경수, 약용수 등 200여종의 나무가 전시·판매된다. 주요 묘목은 매년 봄철 특별 판매 기간(2월 중순~4월 초)에만 판매되는데 올해는 지난 2월 19일 시작해 오는 7일까지 운영한다.

이날 창원 마산합포구 양덕동에 거주하는 전영복(70)·김판덕(70)씨 부부는 전시장을 돌며 구매할 나무를 고르고 있었다. 10여분간 고민 끝에 부부는 옻나무와 보리수나무, 두릅나무, 가시오가피나무 등 총 10그루를 구매했다.

전 씨는 “3년 전부터 함안에 텃밭을 관리하고 있는데 올해는 약용수를 키워보고자 몇 개 구매했다”며 “작년에는 심었던 나무 중 3그루가 죽었는데, 올해는 더 성실히 키워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산림 지도원으로부터 나무 심을 때 주의 사항 등을 듣고 텃밭이 있는 함안으로 향했다.

이어 전시장을 방문한 한 여성은 전시된 수국을 하나씩 꼼꼼히 살펴보며 분류했다. 그는 “밀양에 있는 시골집 마당 정원에 심을 수국 11그루를 골랐다”며 “꽃과 나무를 가꾸는 것에 흥미가 있어 이곳저곳 전시장을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전시장을 찾은 이모(57)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울 수 있는 나무를 구매하고자 전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씨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기 전에 재밌어 보여 잠깐 들렀다”며 “식목일이기도 하니 키울 만한 나무를 하나 마련해 보려고 한다”고 말하고 묘목들을 살폈다.

이날 자두, 복숭아 등 유실수 5그루를 구매한 변모(60)씨는 너무 늦게 이곳을 찾았다고 아쉬워했다. 창원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틈틈이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는 변씨는 “식목일을 앞두고 있지만 4월은 나무 심기에는 조금 늦다. 인기 있는 품종과 좋은 나무는 이미 팔려서 많이 구매하진 못했다”면서도 “어렵게 구했으니 잘 키워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용준 창원시산림조합 상무는 “식목일은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며 “경남 등 남부지방은 3월이 나무 심기에 적기”라고 알려줬다.

장 상무는 “이파리가 올라오기 전에 나무를 심어야 잘 자란다”며 “전체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이파리도 빨리 자라기에 나무 심는 시기도 이에 맞춰서 당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을 생각하면 나무는 미래세대에게 주는 선물이라 볼 수 있고, 노력을 들인 만큼 열매라는 결실로 돌아오기에 성취감도 크다”며 “베란다에서 키울 수 있는 나무들도 있고, 상주하는 전문가들이 상담도 해주기에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나무를 심는 꿈을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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