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오전 6시부터 투표소 오픈런… 섬 주민 태운 선박 표류되기도

기사입력 : 2024-04-11 01:28:02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경남도내 유권자들은 저마다 바람을 담아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앞선 총선과 달리 거리두기 없는 평범한 투표가 이뤄졌지만, 일부 투표소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10일 오전 6시 창원초등학교에 설치된 창원 의창구 의창동 제5투표소 앞에 20여명의 유권자가 줄 서서 투표소로 입장하고 있다./김용락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10일 오전 6시 창원초등학교에 설치된 창원 의창구 의창동 제5투표소 앞에 20여명의 유권자가 줄 서서 투표소로 입장하고 있다./김용락 기자/

◇새벽 투표소 ‘오픈런’= 10일 오전 6시. 창원초등학교에 설치된 창원 의창구 의창동 제5투표소. 투표를 위해 문 밖에 대기 중이던 20여명의 시민들은 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차례대로 투표장으로 향했다. 이날 첫 번째로 투표를 마친 이정수(72·남)씨는 5시 30분께 투표소에 도착했다. 이씨는 “매일 새벽 마산어시장 경매에 참가하다 보니 새벽이 익숙하다”며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했다. 앞으로 지역 발전에 더욱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전 5시 50분께 동네 친구들과 함께 투표소에 도착했던 김영조(71·여)씨는 고심 끝에 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김씨는 “이왕 투표를 할 거면 빨리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일찍 나왔다”며 “욕심 채우지 않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거리두기 없는 ‘평범한’ 투표= 마스크 등 방역물품 없는 투표는 2018년 지방선거 이후 6년 만이다. 그동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스크 비닐장갑 착용, 거리두기 등 크고 작은 수칙들을 지켜야만 했다. 일상을 되찾은 투표소는 전보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투표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선거 사무를 담당한 한 공무원은 실질적으로 달라진 점들을 설명했다. 그는 “비닐장갑을 쓸 때에는 쓰레기 처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었다. 특히 확진자 투표가 오후 6시 이후 별도로 진행되다 보니 피로도가 컸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모두가 예민했던 시기를 겪었다 보니 이번 선거는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 주민 태운 선박 표류·투표소 실랑이= 섬마을 주민들을 태우고 투표소를 가던 선박이 스크루에 부유물이 감기면서 자칫 투표를 하지 못할 뻔했다. 다행히 해경이 구조에 나선 뒤 투표를 모두 마쳤다. 통영해경은 이날 오전 9시 55분께 통영시 산양읍 오곡도 인근 해상에서 유람선 A호가 표류 중이라는 신고를 받았다. A호는 오곡도 주민 6명을 싣고 제22대 총선 투표를 위해 오곡도 인근 학림도 투표소로 가던 중이었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A호를 안전해역으로 옮긴 뒤 섬마을 주민들을 경비함정에 태우고 학림도 투표소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오곡도 유권자들은 모두 학림도에서 투표를 마쳤다.

10일 투표소로 향하던 선박이 스크루 고장으로 표류하다 통영해경에 구조되고 있다./통영해경/
10일 투표소로 향하던 선박이 스크루 고장으로 표류하다 통영해경에 구조되고 있다./통영해경/

이날 오전 9시43분께는 양산시 평산동 한 투표소에서 80대 할머니가 넘어져 경남소방본부에 신고가 접수됐다. 할머니는 투표를 하러 가다 넘어지면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소방대원은 전했다. 또한 오후 5시 10분께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8투표소(명서동 주민복지회관)에서 40대 여성이 투표지를 촬영하다 적발돼 경찰서로 임의동행됐다. 오후 6시 58분께는 양산시 실내체육관 개표소에서 60대 여성이 투표함 봉인지에 의심을 품고 부정선거라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 여성은 결국 퇴거조치됐다.

◇다함께 즐기는 ‘투표 인증 문화’= 투표를 마친 도민들은 SNS 등에 투표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를 독려했다.

창원 진해구 자은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김희은(30·여)씨는 손등에 찍은 투표 마크를 휴대폰에 담았다. 이날 오후 창원대학교 앞 사파민원센터(성산구 사파동 제2투표소). 투표를 마친 대학생들은 투표소 안내문구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이들은 “사전투표를 한 다른 친구들이 사진을 올리길래 질 수 없어 투표장으로 향했다”며 “막상 투표한다고 생각하니 공약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왔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투표소를 찾은 40대 부부는 가볍게 투표소 전경을 촬영하며 오늘을 기록했다.

김재경·김용락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경·김용락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