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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창원의 문화축제- 홍미옥(도슨트)

기사입력 : 2024-04-16 19:30:55

신랑 직장 따라 창원에 정착한 지 30년이 넘었다. 산업공단 위주의 계획도시라서 그때만 해도 문화시설이 많이 부족했었다. 영화관이 하나도 없는 도시였으나 도립미술관, 성산아트홀, 3·15아트센터 등이 하나둘 생기면서 문화예술도시로 변화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창원은 조각 부문에 뛰어난 작가들이 많이 태어난 곳으로 김종영, 문신, 김영원, 박석원 등 많은 조각가의 고향이다. 창원문화재단에서 조각비엔날레라는 큰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2년마다 열리는 조각비엔날레에 도슨트로 올해까지 참여한다면 5회 연속 10년을 같이하게 된다. 처음 도슨트 봉사자로 참여할 때만 해도 창원에 큰 문화축제가 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해가 갈수록 행사 규모도 커지고 발전할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이런 행사가 있는지도 모르는 시민도 많고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일반인들에게는 회화가 더 친숙한 미술 분야로 보일 것이다. 조각이라는 3차원적 개념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작업을 보여주는 행사이기에 현대미술이 대부분이다. 현대미술에서는 조각과 회화의 구분이 거의 없어지고 설치나 영상까지도 같이 전시되고 있다.

세상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늘 불안하다. 그 불안을 더 많이 예민하게 느끼는 동시대 예술가들이 표현하는 작품 속에서 우리는 공감을 느끼고 위로를 받고 미래를 찾아보는 것이다. 먹고살아야 하는 가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지금 세대들은 생존이 아닌 존재를 고민하는,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삶을 살아야 한다. 삶의 고단함을 종교에 의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학이 발달한 지금 젊은 친구들에게는 예술과 문화의 역할이 더 필요한 때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야 할 미래는 상상력이 필요한 창의적인 생각들이 중요하다. 삶의 불안과 고통의 흔적들 혹은 창의적인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작품과 현대적인 예술에 관심을 갖기를 권하고 싶다. 더불어 올 9월에 개최될 창원 조각비엔날레가 창원의 문화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창원 문화시민의 많은 관심이 있기를 희망한다.

홍미옥(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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