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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낙동강 과불화화합물(PFAS) 이슈- 전준호(창원대 스마트그린공학부 교수)

기사입력 : 2024-04-18 19:24:09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 이는 환경에 오랫동안 잔류하고 생물 및 인체에 축적되기 때문에 붙여진 과불화화합물(PFAS)의 별명이다. PFAS의 역사는 1940년대부터 시작된다. 세계적 화학회사 3M에 의해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약 4700여 종이 개발·등록되어 있다. PFAS는 소방용 폼(foam), 들러붙지 않는 조리기구, 방수·발수 섬유, 식품 포장 등 우리의 일상생활과, 금속제련 및 반도체 생산공정 등 산업현장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PFAS의 위해성은 1990년대 이후 인지되기 시작한다. 야생동물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매체에서 PFOS 및 PFOA 등 대표적인 PFAS 물질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검출됐다. 이와 동시에, PFAS노출은 암, 간 손상, 면역체계 붕괴, 어린이 발달장애 등 다양한 악영향을 일으킨다는 독성연구가 뒷받침되었다. 이후, 잔류성유기화합물(POPs) 관리협력체계인 스톡홀롬 협약에서는, 2009년 PFOS를 시작으로, 2019년 PFOA, 2022년 PFHxS를 POPs로 지정해, 이들의 글로벌 생산 및 사용을 제한했다.

그러나 PFAS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고, 이미 환경으로 유입된 PFAS는 좀처럼 분해되지 않는다. 지표수에서, 지하수에서, 심지어는 먹는물에서도 PFAS가 검출되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환경청(USEPA)은 주요 PFAS 물질에 대한 국가수돗물관리기준(NPDWR)을 확정·공시했다. PFOA(4ppt), PFOS(4ppt), PFHxS(10ppt), PFNA(10ppt), GenX(10ppt), 그리고 4종 혼합물PFHxS/PFNA/GenX/PFBS(Hazard Index 1)가 그 대상이다. 이들 기준치는 강제성을 띠고 있는데, 공공수도시설은 2027년까지 해당 물질들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하며, 만약 기준치를 웃돌 경우, 2029년까지 저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먹는물 수질감시항목에 PFOS, PFOA, PFHxS가 포함되어 있다. 2018년, 낙동강 PFAS 이슈가 발생한 이후 감시항목에 추가되었다. 그러나 감시기준은 70 ppt 이상으로 미국의 현재 기준에 비하며 매우 높은 수준이다. 낙동강은 4대강 중에서 PFAS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요 PFAS의 농도는 미국의 먹는물기준에 비하면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먹는물에 대한 기준을 상수원수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원수의 수질이 정수의 수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이들의 농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오염원을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마시는 물을 통해 PFAS가 우리의 몸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PFAS를 보다 강력히 관리·규제해야 하는 이유이다.

전준호(창원대 스마트그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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