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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도의회, 도내 곳곳 현장 목소리 들었다

6개 상임위, 사천 등서 의정활동

기사입력 : 2024-04-19 08:14:40

현안·피감기관 현장 확인 주 이뤄
일정보다 만찬 길어 ‘식도락’ 비판


지난 17일 경남도의원들은 평소보다 가벼운 차림으로 등원했다. 상임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현지 의정활동을 떠나기 위해서다. 의원들은 의회가 위치한 창원 사림동을 벗어나 현장에서 의정활동을 펼쳤다.

상임위별 현지활동 계획을 토대로 세부 일정을 살펴봤다. 회기 중 언급된 도정 현안 또는 피감기관의 현지 확인을 위한 일정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오찬, 만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일정은 현지 의정의 ‘옥에 티’였다.

기획행정위원회는 17~18일 창원대학교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에 예비지정된 도립 거창·남해대학을 방문했다. 17일 남해대학에서 박준 위원장은 “글로컬대학 논의를 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졸속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120억원 예산의 기숙사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데, 도비를 들이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튿날 남해대학에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신종철 의원은 “재학생 충원율을 보니 95% 가까운데, 전임교원확보율을 보니 60%에 못 미친다. 앞으로 주력 방향인 우주항공이나 관광은 첨단산업이거나 전문적인 부분인데 전임교원 확보율이 너무 낮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17일 KAI에서 우주항공산업 현황을 청취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17일 KAI에서 우주항공산업 현황을 청취하고 있다.

경제환경위원회는 가장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17~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 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본부, 우주항공청 임시청사 현장,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 통영·고성 광역소각시설, 경상남도수목원을 차례로 방문했다. 우주항공청 개청에 앞서 우주항공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경남 항공우주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일수 위원장은 “이번 현지의정활동으로 우주항공산업의 요충지인 사천을 방문해 우주항공산업의 추진내용과 앞으로 해결과제 도출과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화복지위원회는 17일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와 경상남도사회서비스원 2개 기관을 방문했다. 지역거점형 콘텐츠기업육성센터인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방문해 지식기반콘텐츠산업 지원현황과 2033년 완공 예정인 문화콘텐츠혁신밸리를 살펴봤다. 또 피플앤스토리 등 입주 우수기업 3개소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AR(증강현실) 핵심 기술도 체험했다.

교육위원회는 17~18일 사천 곤양초등학교와 남해 학생교육원을 방문했다. 첫날엔 사천 곤양초에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완성학교의 교육 공간 변화를 확인하고, 공사 기간 중 애로를 들었다. 다음날인 18일엔 학생교육원 남해분원으로 옮겨 노후화된 학생 체험 시설을 점검하고 학생 체험 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확인했다. 박병영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됐다. 이런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보다 학생들의 해양 안전사고 예방과 교육에 더욱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건설소방위원회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를 집중 점검했다. 17~18일 창녕 용석2지구 재해위험개선지구, 함안 군북일반산업단지, 창원 현동 A-2BL공공주택 건립공사 현장 등을 찾았다.

건설소방위 소속 의원들은 침수 위험이 있는 창녕 용석2지구 재해위험개선지구에서 정비사업 추진상황과 향후 추진계획을 보고 받고 지체 없는 사업 추진을 당부했다. 다음날엔 함안 군북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대상지와 창원 현동 A-2BL 공공주택 건립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박해영 위원장은 “창원 현동 공공주택 입주 지연으로 인한 지체상금 지급 등 문제가 처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8일 거제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점검하고 있다./도의회/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8일 거제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점검하고 있다./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18~19일 거제 수산물 가공공장과 먹거리통합지원센터 등을 찾는다. 도내 농수산업계에서 근무하는 현장 관계자를 격려하고 농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일정이다. 19일엔 치유농업 육성 시범사업 대상인 통영 나폴리농원에서 치유농장을 체험하고 다양한 소득원 창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지활동보다 오찬, 만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임위가 많았다. 일정상 만찬은 교육위 120분, 기획행정위 130분, 농해양수산위 180분 등으로 계획돼 있다. 도의회 관계자 A씨는 “한 시간 내외 일정에 비해 오찬이나 만찬 시간이 길지만, 식사 중 현지활동에 대한 토론이나 의견을 나눌 수 있다. 현지의정활동이 ‘식도락’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실제 의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꼼꼼한 계획과 일정을 짜고 다녀와서도 보고서나 후속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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