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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폐점 소식에… 입점 업체·인근 상인 “생계 막막”

롯데百 마산점, 6월 말까지 운영

기사입력 : 2024-04-24 21:16:40

롯데百 마산점, 6월 말까지 운영
점주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
주변 상권에도 악영향 불가피
폐점 후 건물 활용 방안은 아직


속보= “어제 뉴스 보고 알았어요. 백화점이 어렵다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폐점 소식을 들어 막막하네요.”(24일자 1면  ▲‘롯데百 마산점’ 9년 만에 문 닫는다 )

대우백화점 시절부터 롯데백화점 마산점에서 20년 가까이 장사를 한 김모씨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백화점 안에서 장사하는 우리도 뉴스에 나온 사실만 알고 있다. 어제 보도 이후 점장이 급하게 간담회를 했는데 별말이 없었다”며 “보상을 한다고 하지만 기준이 어떤지는 모른다. 내일 다시 회의한다고 하니 기다려 봐야 안다. 폐점되면 여기서 장사할 이유가 없는데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6월 말 이후 폐점하기로 한 가운데 24일 오후 1층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6월 말 이후 폐점하기로 한 가운데 24일 오후 1층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마산점에 입점한 업체들과 인근 상인들은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며 막막함을 호소했다.

24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마산점. 평일이었던 점을 감안해도 옷 매장과 식당가는 한산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폐점 관련 이야기가 오고 갔다. 마산점 내 한 식당 입구에는 영업 종료를 안내하는 문구도 걸려 있었다.

마산점에 10년 넘게 입점해 있는 A업체는 최근 확장 사업도 했는데 졸지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사업도 확장했는데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고 답답하다”며 “보상을 해준다고 하니 일단 기다려 보고 있다. 우리 사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오는 6월 말까지 운영하고 이후 폐점 절차를 밟는다. 마산점은 2015년 롯데가 대우백화점을 인수해 재단장했다. 인수 당시 마산점은 부동산을 KB자산운용에 매각해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최근 KB자산운용이 개발 등을 이유로 건물을 비워 달라고 요청해 영업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저조한 매출도 폐점에 영향을 미쳤다. 마산점은 전국 롯데백화점 32개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부진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740억원 수준이었다. 인근 창원점 매출이 344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21%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마산점은 지역 상권의 중심 역할을 해왔기에 주변 창동, 어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마산점을 주요 고객층으로 잡고 지난해 카페를 개업한 정순선씨는 “백화점 직원들이 출근할 때 폐점이 된다고 하니 우는 모습도 보였다. 다들 우울한 분위기다”며 “백화점이 없어지니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백화점이 다른 건물로 재탄생하길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백모씨는 “백화점 손님들이 주변 식당에서 밥도 먹고 했는데 없어지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며 “폐점을 한다고 해서 막을 방안도 없으니 그저 지켜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천태문 마산어시장 상인회 회장은 “마산점과 어시장이 같이 상생하면서 지냈는데 없어진다니 섭섭하다. 백화점에 갔다가 바로 옆 어시장을 들르는 손님이 많았다”며 “상권 자체가 통으로 없어지니 어시장 상인들도 다들 걱정이다. 어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은데 더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폐점 이후 마산점 건물 활용 여부와 보상 문제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 입장에서는 마산점은 매출이 가장 저조했고, KB자산운용은 건물이 빨리 활성화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두 의견이 맞아떨어져 빠르게 폐점이 결정됐다”며 “KB자산운용에서 건물을 매각할 것 같은데 자세한 내용은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매니저들은 타 지점으로 발령이 나고, 안전요원과 미화 직원들은 용역회사에서 파견 나온 분들이라 비슷한 유통 업계로 재발령 나지 않을까 싶다. 백화점이 관여할 내용은 아니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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