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동계가 뽑은 경남지역 ‘최악의 살인기업’에 창원시청이 선정됐다. 특별상은 창원에 공장을 둔 현대비엔지스틸㈜이 받았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경남본부’는 25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2024년 경남지역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개최하고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25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2024년 경남지역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모습.

창원시청은 지난해 위탁·도급 현장에서 3명의 산재사망자가 발생했다. 2023년 8월 14일 마산어시장에서 지붕 차양막 보수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떨어져 숨졌고, 이어 9월 26일에는 오수관로 조사 중 노동자 2명이 질식으로 사망했다.

민주노총은 “8월 사고 이후 창원시에 위탁·도급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책임을 회피했다”며 “9월 오수관로 사고 또한 앞서 5월 김해에서 일어난 오수관로 사망으로 충분히 예견 가능했음에도 관리감독을 하지 않으며 발생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비엔지스틸은 특별상을 받았다. 현대비엔지스틸은 2022년 2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음에도 지난해 7월 협착 사고로 또다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민주노총은 특별상 선정 배경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지만 현대비엔지스틸에 대한 처벌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측 또한 연이은 사고에도 위험을 관리하자는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상은 관련 노조원이 대신했다. 강동화 민주노총 일반노조 위원장은 “노조 조합원들도 산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데 미가입 노동자들은 아무런 보호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조재승 현대비엔지스틸지회 지회장은 “중대재해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서 노동자들이 안전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남에서는 48명의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제조업에서 24명, 건설업에서 13명, 기타 산업에서 11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창원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김해 7명, 양산·함안 6명 등 순이었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도 없다”며 “살인기업 선정식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