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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비 오르고, 식품비 오르고… 가정의달 한숨 소리 높아진다

기사입력 : 2024-04-28 20:37:30

원부자재·인건비 등 상승 영향
햄버거·피자 등 잇따라 가격 인상
식품업계도 인상 예고 부담 가중
자영업자들도 장사 안돼 ‘시름’


#마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서모(42)씨는 가정의 달인 5월이 두렵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 맞춰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의 선물과 부모님 댁을 방문해 용돈을 드리고 나면 생활비가 빠듯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씨는 “5월에는 가족 행사도 밖에서 먹거나 애들이 좋아하는 치킨, 피자를 시켜 먹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며 “비싸서 애들한테 못 사준다고 말하기도 힘드니 괴롭다. 가족의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에게는 5월이 힘든 시기다”며 한숨을 쉬었다.

#창원에서 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A씨는 외식비를 아끼기 위해 프랜차이즈 매장보다 마트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는 “요새 프랜차이즈 매장에 배달시키면 피자가 한판에 2~3만원은 훌쩍 넘는다”며 “대신 마트 피자는 1만원대로 이뤄져 있어 자주 먹는다. 애들이 먹는 거라 더 신경을 쓰고 싶지만, 모든 물가가 올라 줄일 수 있는 데는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햄버거, 피자 등 외식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해 서민들의 식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8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내달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다고 최근 밝혔다. 맥도날드 가격 인상은 6개월 만이다. 버거 단품 중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각 100원씩 오른다.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인상된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단품 가격은 동결됐다. 하지만 탄산음료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올라 세트 가격은 6900원에서 7200원으로 300원 오른다.

김밥과 치킨, 피자 등 외식 품목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 음식점에 햄버거 메뉴 사진 안내판이 붙어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 김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 올랐다. 연합뉴스
김밥과 치킨, 피자 등 외식 품목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 음식점에 햄버거 메뉴 사진 안내판이 붙어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 김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 올랐다. 연합뉴스

피자 프랜차이즈들도 인상을 발표했다. 피자헛은 구체적인 인상 폭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내달 2일부터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린다. 업계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은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 업계 가격 인상 움직임도 보인다. 롯데웰푸드는 코코아 가격 상승에 따라 내달 빼빼로, 가나 초콜릿 등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5월이 가정의 달인 점을 고려해 6월로 연기했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은 김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김밥, 냉면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경남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5%대 올랐다. 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큰 외식 품목은 삼겹살로 5.3% 올랐다. 지난달 기준 삼겹살 200g에 1만7944원이었다. 이는 평균 가격이어서 소비자가 실제 지출하는 금액은 더 많을 수 있다.

냉면은 한 그릇에 1만269원으로 4.7% 올랐고, 비빔밥도 8577원으로 5.1% 비싸졌다. 칼국수와 삼계탕은 각각 7308원, 1만6077원으로 2~3% 정도 비싸졌다.

외식 업계의 고심도 크다. 마산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물가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 중 하나가 고깃집이다”며 “가정의 달이면 지금부터 예약이 들어와야 하는데 한 건도 없다. 소비자들 부담도 크지만 가격 인상도 못 하고 장사도 어려운 자영업자 걱정은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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