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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웹툰 스타 ⑤·끝 ‘어째서 출연자들이 내게…’ 파운드 작가

106.9만뷰 기록 소개팅 예능 웹툰! 말랑말랑 그림체 연애세포 깨우다

기사입력 : 2024-05-13 21:14:15

그림 좋아 애니메이션 전공… 친구 따라 웹툰 시작
취향은 판타지… 2016년 ‘인간계의 정석’으로 데뷔
그림체가 로맨스에 가까워 주변 제안에 ‘어출고’ 탄생
차기작으로 대학교 캠퍼스 배경 로맨스물 준비 중


남녀 여럿이 한 집에 모여 생활하고 썸 타는 내용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우스메이트’. 이 프로그램은 나은서PD의 작품이다. 오매불망 시사PD만을 꿈꾸며 연애의 ‘ㅇ’에도 관심이 없는 나PD. 비단 그에겐 자신의 꿈으로 나아가는 관문일 뿐이지만 정작 프로그램은 시즌3가 제작될 만큼 인기가 높다. 능력 넘치는 그녀에게 별안간 어려움이 찾아온다.

카카오페이지에서 2022년 10월 연재를 시작해 지난해 8월, 약 1년의 여정을 끝낸 파운드(본명 김지혜·29) 작가의 로맨스물 ‘어째서 출연자들이 내게 고백하는 건데!(이하 어출고)’의 설정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자기들끼리 사랑에 빠져야 할 소개팅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어쩌다 PD를 좋아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사람들에게 설렘을 안기며 106.9만뷰를 기록했다.

'어출고' 파운드 작가
'어출고' 파운드 작가

작가 말로 ‘말랑말랑’한 자신의 그림체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로맨스물인 까닭에 분명 연애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물었지만, 주인공 나PD처럼 일이 너무 바빠 연애는 못하고 있다며 철저한 공부로 탄생한 작품이라는 답변이 왔다.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 선배 작가 한 분이 ‘요즘 하트시그널 같은 게 유행이던데 참고해보라’ 하시더라고요. 당시에 저는 그런 유의 프로그램을 잘 몰랐는데 보다 보니 재밌는 거예요. 그 내부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싶었고, 출연자들이 방송을 이끌어야 하는 PD를 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는 현실고증에 집중하고자 했다. PD 등 당사자들이 보았을 때도 허구가 아닐 수 있도록 말이다.

“일단 소개팅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봤어요. 하트시그널은 물론이고, ‘환승연애’, 일본의 ‘테라스하우스’ 등. PD가 나오다 보니 PD에 대해 다룬 드라마들도 찾아보고, 주인공이 시사PD가 꿈이다 보니 시사에서 저명하신 PD님들 인터뷰도 많이 찾아본 기억이 있어요.”

취향이 로맨스인가 물었는데, 그는 단박에 아니라고 했다. 굳이 취향이 있다면 판타지에 가깝지만 그림체가 로맨스에 최적화돼 주변의 제안에 따라 로맨스를 처음 도전한 것이 ‘어출고’이다. 그에게 ‘어출고’는 두 번째 작품으로, 데뷔작은 스물두 살이던 2016년 폭스툰에서였다. 인간계에서 살게 된 천족과 마족의 스펙터클한 적응 생존기를 다룬 ‘인간계의 정석’이 그것이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기에, 그래서 데뷔가 빨랐나 싶지만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뚜렷한 목표와 의무감 덕분이라고 하는 게 더 알맞다 싶다. 대학교에서 애니메이션 디자인을 전공할 만큼 그는 원래 그림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림 관련된 일을 하고 싶긴 했는데 주변 친구들이 웹툰을 하기에 ‘나도 해볼까’ 싶었던 게 지금까지 왔다고 했다.

파운드 작가 '어출고' 웹툰
파운드 작가 '어출고' 웹툰
파운드 작가 '인간계의 정석'
파운드 작가 '인간계의 정석'

“제가 약간 실용주의자여서인지 투자 받은 걸 무시할 수가 없어요. 생각해보니 저는 이미 투자를 너무 많이 했더라고요. 그림이 하고 싶다고 결심하고 나선 입시도 그렇고 대학 등록금도 그렇고요. 내가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기보다는 약간의 충동과 열망이 좀 강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어출고’에 어울리는 로맨스풍 그림체도 강한 열망으로 이뤄낸 결과다. “작가는 항상 공부의 연속이에요. 시대가 계속 바뀌잖아요. 그림도 같은 스타일로 가면 안 되고 독자들이 더 좋아할 만한 것들을 연구해요. 음, 저의 취향과 대중의 취향을 절충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작가로서 그의 열정은 필명에서부터 드러난다. ‘설마’하면서도 파운드 케이크를 좋아해서 파운드냐 했더니 맞단다. 필명이라는 건 한 작가의 작품을 드러내는 명함 같은 것이라서 달달한 걸 그리는 로맨스 작가 이미지를 노렸다고 했다. 단순히 귀엽다고만 생각하고 있는데 거기에 담긴 실제 의미는 더 뜻깊다. “파운드 케이크가 밀가루, 계란, 설탕, 버터를 각각 1파운드씩 배합한, 칼로리가 높고 좀 옹골찬 그런 느낌이잖아요. 한 조각에도 든든한 이야기를 담는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었어요. 그러려면 엄청 공을 들여야 되겠는데 부담이 엄청납니다.”

그의 차기작 역시 로맨스물. 이번엔 대학교 캠퍼스가 배경이다. 지금까지의 파운드 작가의 그림엔 볼 수 없었던 요즘 대세 배우 김수현, 차은우 같은 흑발이 돋보이는 남자주인공의 백치미를 담는다. 그와 독자의 취향을 절충한, 옹골찬 다음 그림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글·사진=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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