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23) 흰눈썹황금새
한국 3대 미조의 ‘어여쁜 자태’
이름처럼 화려한 여름 철새
몸길이 13㎝… 암수 생김새 달라
쇠딱따구리 둥지 재활용해 번식
은밀하게 지내 관찰 쉽지 않아
습지서 곤충·거미 등 잡아먹어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 인근 숲에서 산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화려한 외모를 뽐내고 있다. 오월의 끝자락 숲속에는 뻐꾸기가 울고, 호시탐탐 탁란의 기회를 노리고, 꾀꼬리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흰눈썹황금새
이곳 습지에는 서식한 왕버들 군락에는 딱따구리류가 둥지를 많이 튼다. 큰오색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쇠딱따구리가 나무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건축하고 번식한다. 오늘 탐조 여행의 주인공은 한국의 3대 미조(美鳥) 흰눈썹황금새다. 녀석은 이곳에서 쇠딱따구리의 묵은 둥지를 재활용하여 번식한다.
흰눈썹황금새는 몸길이가 13㎝이며, 흔하지 않은 여름 철새다. 수컷은 눈썹 선이 흰색이며, 아랫면은 노란색, 윗면은 검은색이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수수하게 생겼고, 허리는 노란색이며, 날개에 흰색 무늬가 있다. 이마에서 등까지 연한 녹색을 띤 갈색이며, 몸 아랫면은 노란색을 띤 흰색이다.

수컷은 눈썹이 뚜렷하게 흰색을 띠며, 배는 황금같이 노란색을 띤다.

암컷은 흰 눈썹 선도 없고, 배는 대체로 흰색을 띠며, 몸 위는 대체로 갈색을 띤다.
흰눈썹황금새는 몽골 동부, 아무르, 우수리, 중국 북부와 중부, 우리나라 등지에서 번식한다. 월동은 인도차이나 북부, 말레이반도, 수마트라, 자바 등지에서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북에서 번식이 확인되고 있었지만 최근 전국에서 번식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된다.
최근 흰눈썹황금새가 주남저수지를 번식지로 점찍고 둥지를 트는 것은 안전한 둥지가 있고 풍부한 먹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외모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져 탐조인과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만 숲속에 숨어서 은밀하게 둥지를 틀고 번식하기 때문에 관찰이 쉽지 않다.
수컷이 습지 주변을 날아다니며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로 암컷을 유혹한다. 수컷의 구애가 성공해 짝이 맺어지면 둥지를 튼다. 알은 보통 4~7개를 낳고 11~12일 동안 품는다. 알이 부화하면 둥지 주변 습지에서 곤충과 곤충의 애벌레, 거미 등을 잡아 먹인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새들의 생태도 변화하고 있는데, 여름 철새였던 물총새와 후투티 등이 겨울을 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서식하지 않던 검은이마직박구리, 흰얼굴애기오리 등이 새롭게 관찰되고 종이 점점 늘고 있다. 흰눈썹황금새의 번식지가 전국으로 넓어지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작은 새의 경고는 아닐까?
최종수(생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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