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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8부작 `러브스토리`

기사입력 : 1999-11-30 00:00:00
다음달 1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55분 방송하는 SBS의 8부작「TV 영
화」「러브스토리」(극본 송지나.연출 이강훈)는 무엇보다도실험적인 형식
이 눈에 띈다.
말 그대로 「TV 드라마의 영화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매회 새로운 캐스팅
과 테마로 각각의 독립된 스토리를 꾸려나가는 단막극 형식이다.
당초 하나의 스토리를 하루에 끝낼 계획이었으나 방송사 편성관계상 부득
이하게2편으로 나눠 방송한다.

첫번째 이야기 <해바라기>의 경우 다음달 1일과 2일 두차례에 걸쳐 60분
씩 방영하는 식이다.
90년대 들어 수목드라마는 보통 16부작 미니시리즈로 제작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시도다.
송지나 작가는 『단막극은 작가와 감독이 하나의 주제를 밀도있게 다룸으
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자기만의 컬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
르』라며 『이런 형태의 실험적인 드라마가 많이 편성됐으면 한다』라고 말
했다.

26일 오후 SBS 시사회장에서 선보인 「해바라기」 1부는 감각적인 영상과
도식적이지 않은 인물설정이 돋보였으나 사이코 스릴러를 연상케하는 무거
운 분위기와 스토리 전개가 「러브스토리」라는 대주제와는 동떨어져 보였
다.
<해바라기>는 빌딩 지하주차장 수납직원인 한승희(이승연 분)와 같은 빌
딩 일식당 요리사인 이태성(이병헌)간에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스토커 이
야기」다.
태성은 평소에는 매너좋고 상냥한 남자이나 요리를 할 때는 결벽증에 가까
운 완벽함을 추구하는 등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놓으려는 광기를 지녔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놓다 승희를 발견한 태성은 의도적으로 승희에게
접근,친절한 태도로 호의를 베푸나 밤중에는 승희의 집에 설치해놓은 몰래
카메라로 승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이상한 목소리로 전화를 거는 이
중인격자다.
또 밤마다 소설을 써서 PC통신에 올리는 것이 취미인 승희에게 온라인상으
로 접근, 본인밖에 알 수 없는 승희의 은밀한 사생활을 끄집어내 승희를 소
스라치게 한다.

주인공의 병적인 이중인격 묘사가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기분나쁜
혼돈으로 이끌어가며 간간이 사용되는 「핸드 헬드(hand~ held)」 기법도
다소 도식적인 느낌을 준다.
<해바라기>를 시작으로 <메시지> <유실물> <오픈 엔디드> <로즈> <미스 힙
합&미스터 락> <불면증, 매뉴얼, 그리고 오렌지 쥬스> <기억의 주인> 등 각
기 다른 주제의 스토리가 각기 다른 배역으로 8주 동안 방송된다.

매회 이승연, 이병헌, 김선아, 송승헌, 최지우, 차승원, 송윤아, 허준호,
한고은, 이민우, 이미연, 배두나, 신성우, 김현주 등 호화캐스팅이 장점이
다.
송 작가는 『<해바라기>만 다소 스릴러적인 작품이며 다른 작품들은 모두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며 『이번 「TV 영화」는 20
대를 겨냥해 기획한 것으로 반응이 좋을 경우 내년에는 각기 다른 8명의 작
가와 PD가 8편의 단막극을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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