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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본의 검소한 결혼식문화를 배웠으면 좋겠다

독자투고 | 차형수 | 2017.01.02 23:30:23
우리나라의 결혼식장 풍경은 우선 혼주에게 부지런히 눈도장만 찍고 결혼식은 아예 볼 생각도 않은 채 곧바로 식당으로 향한다. 너나할 것 없이 사정이 이렇다보니 요즘 결혼식에 가는 것 자체가 축하보다는 마치 세금고지서 같은 청첩장을 받고 마지못해 눈도장 찍기에 불과한 허례허식이 대부분이다. 얼마전 친지 한 분이 일본에 다녀왔는데 그 곳의 결혼식문화를 보고 많을걸 배웠다며 말씀해 주셨다. 일본은 한마디로 말해 결혼식이라기 보다 일가친척들끼리 모여 조촐한 만남을 갖고 소박한 파티를 여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축하모임 같은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객이래야 모두 40명 정도였으며 그들은 거의 다 친척이었고 신랑신부의 절친한 친구 몇몇이 모인 것이 전부라고 했다. 또한 초대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참석할 수 없는 것이 특이했고 돈 액수는 알 수 없었지만 "교수기"라고 하는 부조금도 성의껏 내며 우리와 같이 남의 눈치를 보거나 체면치례를 위한 일정 기준액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특히 놀라운 것은 신랑의 아버지가 그 곳의 자치단체장 출신이었는데 그 흔하디 흔한 화환 하나조차도 없었고 그리고 우리처럼 흡사 세금내려고 은행 창구 앞에 줄을 서듯이, 접수대 앞으로 줄을서 축의금을 주고 나가버리는 경우는 눈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물론 그들과 우리의 관습과 전통문화가 다른 점은 분명 있다. 우리의 결혼식문화를 일시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배울건 배우고 바꿀건 과감히 바꿔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