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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본어식 한자어 방송자막 삼가야 한다

독자투고 | 차형수 | 2017.02.01 15:39:36
며칠전 TV프로그램에 나온 자막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란 적이 있었다. 진행자들이 전문가에게 검도를 배우면서 볏단을 한칼에 자르는 모습에서 커다란 자막으로 "진검승부"라고 내보낸 것이다. "진검승부(眞劍勝負)"란 말은 일본어식 한자어로,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겨루어 이기고 짐을 판가름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흔히 "쇼부본다" 혹은 "쇼부친다"라고도 얘기하곤 하는데 이런 말은 당연히 순화시켜야 할 일본어식 한자어인 것이다 이 "진검승부"란 말은 일본의 막부시대에 소위 사무라이들이 벌이던 대결에서 나왔기에 국어사전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또 속뜻을 알고 나면 엄청나게 섬뜩한 의미를 지녀 일반적으로 사용할 단어가 못된다. 더욱 무서운 것은 미처 그 의미를 이해하지도 못한 채 이런 표현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그 왜곡의 정도가 더 깊숙이 각인되어 폭력성이나 잔혹성 선정성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아주 많다. 따라서 방송이나 신문 등의 언론매체 담당자들은 어휘선택에 더욱 신중해야만 한다. 이런 말이 방송에서 여과없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말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만약 이 자막이 적절한 표현이 되려면 대결자 가운데 하나는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때는 "한판승부"나 "한판 겨루기" 정도로 표현해야 옳다. 이제부터라도 "진검승부"란 말은 사용치 말고 적절한 우리말로 표현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