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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캠퍼스는 무등록 오토바이 무법질주

경남대·창원대 110대 중 70대 무등록 오토바이

제재할 수 있는 방법 없어

기사입력 : 2015-10-29 21:37:45

번호판이 달려 있지 않은 무등록 오토바이가 대학 캠퍼스에 활개를 치고 있다.

29일 오전 경남대와 창원대 캠퍼스 내 오토바이 110대(경남대 46대, 창원대 64대)를 살펴보니 절반이 훌쩍 넘는 70대가 무등록 오토바이였다.

자동차관리법 제48조 이륜자동차 사용신고제에 따라 2012년 7월부터 50cc 미만 오토바이도 번호판을 부착하고 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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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경남대학교 정문 앞 오토바이 6대 중 1대 만이 번호판이 부착돼 있다.

무등록 오토바이가 넘쳐나면서 교통 사고 발생시 피해 보상이 어렵고 뺑소니로 이어지기도 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왜 무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걸까?

창원대생 박모(25·창원시 의창구)씨는 “자취방과 학교가 멀어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오토바이를 구입했다”며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60만원으로 125cc 중고 오토바이를 샀는데 보험료가 70만원이라 배보다 배꼽이 더 커 그냥 등록하지 않고 타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미취업 상태인 데다가 운전 경력도 없어 비싼 보험료를 감당하기에는 벅차 등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남대생 이모(24·창원시 마산합포구)씨는 “2년간 대학 내에서 무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지만 단 한 번도 제재를 받은 적 없다”며 “등록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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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창원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무등록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대학 캠퍼스의 경우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다 보니 무등록 오토바이를 단속하고 제재할 방법이 없어 사실상 학생들의 위험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대생 김모(21·창원시 마산합포구)씨는 “두 달 전쯤에 학교 운동장 근처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와 놀라 넘어졌는데 사과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며 “오토바이를 보니 번호판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남대 관계자는 “정문 앞에 홍보물을 부착하고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오토바이 등록을 지도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학생이 무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며 “그렇다고 대학이 오토바이 등록을 하지 않는다고 이를 제재하거나 단속할 권한이 없어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도영진·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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