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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70대 어르신, 방역장비 짊어진 이유는?

코로나19로 일자리사업 중단되자

자신의 분무기 가져와 방역봉사

기사입력 : 2020-04-23 20:46:41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하동군의 70대 어르신이 무거운 방역장비를 짊어지고 50일째 전통시장 공중화장실의 방역소독 봉사활동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하동읍에서 홀로 사는 이종원(75) 어르신. 어르신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난달 4일부터 하동시장 공중화장실 6곳을 대상으로 매일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하동읍 이종원 어르신이 하동시장 내 공중화장실을 방역하고 있다./하동군/
하동읍 이종원 어르신이 하동시장 내 공중화장실을 방역하고 있다./하동군/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우유 배달을 하던 어르신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이 잠시 중단되면서 집에서 홀로 지냈다. 집에서 생활하던 어르신은 읍내에 봉사단체 등이 방역소독 봉사활동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달 초 보건소와 읍사무소를 찾아 봉사 의지를 밝혔다.

특히 어르신은 자신이 무동력 분무기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건소로부터 방역소독 약품과 방호복, 마스크의 지원을 받아 직접 방역활동에 동참하게 됐다.

어르신은 고령의 연세에도 20㎏에 달하는 방역소독 분무기를 짊어지고 매일 오전 유료주차장·두꺼비시장 등 하동시장 내 남녀 6개 공중화장실을 차례로 돌며 50일째 방역소독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시장 상인들은 시장을 찾는 군민과 상인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 방역소독을 실시하는 어르신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이종원 어르신은 “일을 하다가 집에 잠시 있다 보니 잡생각도 나고 우울증도 생기는 것 같아서 봉사활동에 동참하게 됐다”며 “코로나19가 누그러질 때까지 방역소독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익 기자 ji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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