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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아동 학대 사건 앞으로 수사 핵심은?

계부·친모 범행 동기·학대 입증이 관건

계부, 본인에 유리하게 혐의 소명

기사입력 : 2020-06-16 21:01:41

속보= 창녕 아동 학대 사건과 관련 구속된 계부 등은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혐의를 소명하며 방어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계부와 친모 사이에서 명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고 개별 학대 행위를 최대한 입증하는 것이 남은 수사의 핵심으로 보인다.(16일 2면)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15일 오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15일 오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녕에서 9살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계부 A(35)씨가 지난 15일 구속됨에 따라 함께 딸을 학대한 친모 B씨(27)의 신병 처리에 관심이 집중된다.

친모 B씨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한 이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병원에 2주간 행정입원하고 진단을 받고 있다. 경찰은 16일 B씨의 주치의 소견과 변호인 의견을 듣는 등 조사 일정 조율에 나섰으며 검찰과 협의해 강제수사도 검토한다.

친모 조사는 학대 인정 여부 등 진술에 따라 수사 진행 흐름이나 결과를 바꿀 만큼 중요하다.

경찰은 지난 13일 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이틀 뒤 구속시켜 체포 이후 10일 이내인 22일 안에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검찰은 송치날로부터 최대 20일 이내 수사를 마친 뒤 기소해야 한다. 경찰은 검찰 송치 이전 계부를 최종 조사하는데, 이때 친모 조사가 이뤄졌다면 각 진술을 대조 조사할 수 있지만 아닌 경우 계부 본인 진술에 의존해 조사를 마친 뒤 친모를 조사하고 다시 검토해야 한다.

조사에 따라 계부 먼저 검찰에 분리 송치할 수 있고, 검찰에서도 분리해 기소하거나 이후 계모와 같이 기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계부는 경미한 학대행위를 인정하는 선에서 범행에 선처를 구하는 등 가정에서 일어난 잘못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내의 처벌을 줄이기 위해 모든 죄를 뒤집어쓰려 한다거나 진술에 일정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계부가 피해 아동의 친모와 두 사람 사이에서 낳은 3명의 다른 자녀가 있다는 점 등이 진술에 작용할 영향도 고려 중이다. 그는 앞서 경찰에 범행 동기를 “집을 나가려 했다”라거나 “거짓말을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또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며 친모와 같이 학대했는지 여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이 모든 게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다”고 말했다. 이는 모두 본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은 계부에 대한 보강 조사와 친모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피해 아동의 신체 피해와 진술, 압수한 범행 도구, 주변인 조사, 정황 근거 등을 종합해 혐의를 입증하게 된다.

한편 피해 여아의 탈출 과정에 있어 지난달 29일 4층 빌라 집에서 옆집 테라스로 넘어간 이후 물탱크에 숨어 있었다는 진술이 경찰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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