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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합천 특별재난지역 지정해달라”

김경수 지사, 문 대통령에 건의

“두 곳 모두 국가하천 피해지역 재난기금 등 신속 지원을”

기사입력 : 2020-08-11 21:13:46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1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하동과 합천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또 경남도의회와 합천군의회 등에서도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주재한 ‘집중호우 긴급점검 화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하동은 섬진강 유역이고 합천은 황강 유역으로 모두 국가하천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라며 “정밀조사 이전이라도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회의에서 김경수 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회의에서 김경수 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국무회의에는 집중호우로 큰 수해를 입은 경남·전남도지사가 참석했고 피해를 입은 하동 송림공원 새마을지도자와 전남 구례군 5일 시장 상인회장 등과 화상연결해 피해 현장의 도움 요청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됐다.

김 지사는 경남지역 피해 현황과 긴급 복구계획을 보고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복구 지원을 위해 재난관리기금 의무예치금 사용 허용과 재난 발생 시 지방정부의 역할·권한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지사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재난관리기금이나 재해구호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잔액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난관리기금 의무예치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심의·의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총리께서 재난지원금 현실화를 지시하셨는데 재난 시 국민들에게 지원되는 재난지원시스템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 지원금, 민간단체인 재해구호협회가 관리하는 국민성금, 풍수해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 등 정책보험과 민간보험까지 포함해 피해 지원의 효율성을 점검해달라”고 제안했다.

특히 재난관리를 특별행정기관이나 공기업, 중앙정부가 하고 있지만 재난이 닥쳤을 때 국민들과 결합돼 있는 것은 지방정부라고 강조하고 지방정부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난관리시스템을 점검, 정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요청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 해당 부처 장관들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매우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참담함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을 이재민들께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 복구에 차질이 없도록 재정지원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 예비비와 재난재해 기금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충분한 재정 지원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

경남도의회와 합천군의회도 이날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촉구했다. 도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응급복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정 능력만으로는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한 뒤 정부에 하동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현실적인 피해보상과 복구계획을 수립·시행할 것과 선제적 방류 및 하류지역에서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예보 시스템 보완 등 실효성 있는 댐 관리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합천군의회는 이날 한국수자원공사 합천댐관리단사업소 앞에서 ‘합천댐 홍수조절 기능 실패에 따른 피해대책 및 보상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회는 성명을 통해 “합천댐 물관리 조절 실패로 인한 모든 보상대책을 강구하고 빠른 시일 내에 피해 전액을 배상할 것과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댐 물관리 정책결정 실패로 인한 인재이므로 합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 합천군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낙동강유역 통합 물관리방안’에 따른 황강취수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합천군을 위협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태호 국회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도 합천군의 신속한 복구와 피해 수습 지원을 위해 특별재난구역 선포를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합천 수해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경남도와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경남에서는 지난 8~9일 집중호우로 섬진강의 지천인 화개천이 범람해 하동군 화개면이 침수되고, 낙동강 지류 황강의 제방 유실로 합천 일부지역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사망 1명, 실종 1명 등 2명의 인명피해와 14개 시·군에서 497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된 농경지 735.6㏊ 중 30%에서 배수작업이 완료됐다. 775명의 이재민이 발생, 이 중 559명은 귀가했고 216명이 대피 중이다.

김희진·이지혜·서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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