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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은 볼 줄 알았는데…” 편지로 전하는 그리움

대학신입생 손녀·태평양 항해사 등

부모님·가족들에게 설 안부 편지

기사입력 : 2021-02-09 20:29:42

“보고 싶은 할무니, 할무니….”

갓 성인이 된 대학신입생 이세진씨는 3년째 병원에 계신 할머니에게 이번 설에 찾아가지 못하는 그리움을 편지로 대신 전했다. 할머니처럼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꼭 필요한 의사이자 자랑스러운 손녀가 되고 싶은 그의 바람이 할무니에게 닿았을까.

설 연휴를 이틀 앞둔 9일 서울역을 출발해 창원중앙역에 도착한 한 시민이 마중나온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설 연휴를 이틀 앞둔 9일 서울역을 출발해 창원중앙역에 도착한 한 시민이 마중나온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가족에게 보내는 메시지 3면

집을 떠나 한국에서 8000㎞ 떨어져 있는 태평양 한 가운데서 531일째 항해중인 백승훈 항해사. 항해 일정상 이번 설에는 고향 김해를 찾아 부모님을 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뜻을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그득하다. 망망대해에서 갖은 어려움을 견뎌내며 선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한걸음씩 딛고 있는 백씨는 짧은 편지 속에 그가 겪는 어려움 보다 부모님 생신날과 명절날 자리를 못 지켜드려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명절이면 아들, 딸, 손주들로 떠들썩했던 고향집도 올해는 텅 비어 부모의 마음도 적적하기만 할 터. 그래도 그리움보다 자식 걱정이 우선인가 보다. 결혼해 어엿한 부모가 된 아들과 딸이 밥이라도 잘 챙겨먹는지를 먼저 걱정하는 송태권·박석순씨 부부처럼 말이다. 송씨 부부는 편지에서 “늘 부모 걱정하는 우리 아들 딸, 못 찾아온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에 입교한 예비 소방관 강준수씨, 강원도 고성에서 첫 아이를 가진 기쁨을 창원 고향집에 직접 와서 전하지 못하는 직업군인 김부렬씨는 올 연말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져 가족 모두가 모여 웃고 떠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했다. 두 아이의 아빠 김정민씨는 전남 여수에서 창원 진해구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 편지를 전하며 “건강하신 게 자식들에겐 제일 큰 기쁨입니다. 용돈 많이 보낼게요”라고 웃어보였다. 2년 남짓 이런저런 이유로 고향 창원에 내려오지 못했던 3년차 직장인 김재엽씨는 “나이들어 보니 중요한 순간에 옆에 있어주는 게 진짜 효도라 생각되더라”는 말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가족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은 이들의 목소리를 경남신문이 대신 전한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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