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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5주년 특집] 3대 ‘지사 중점과제’ 진단 (2) 스마트 인재 양성

‘청년인재 머물고, 기업 찾아오는’ 경남 만든다

기사입력 : 2021-03-07 21:10:29

경남의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수도권의 많은 기업들은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도 경남으로 오지 않는다. 지역경쟁력은 약화되고 청년들은 떠난다. 반복되는 이 악순환을 끊고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핵심요소로 스마트인재 양성이 꼭 필요하다는 게 경남도의 진단이자 해법이다.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첨단산업을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IT/SW 분야 인재를 집중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제조업 혁신 현장에 필요한 스마트 인재,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맞춤형 인재양성 체계 구축, 신서비스산업 관련 스마트 인재 양성 등으로 세분화해 추진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역혁신플랫폼을 통한 대학 스마트인재 양성, 민간기관 교육프로그램 유치, (가칭)소프트웨어진흥원 설립 등을 내세웠다.

지난 2020년 8월 18일 오후 LG전자 창원R&D센터에서 유은혜 교육부총리 주재로 열린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지난 2020년 8월 18일 오후 LG전자 창원R&D센터에서 유은혜 교육부총리 주재로 열린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인재 혁신의 시작, 지역혁신플랫폼= 교육·취업을 위한 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비수도권의 인구감소 문제 뿐 아니라 지역 대학·기업체의 경쟁력 약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만1700여명, 2019년 1만4000여명의 도내 청년이 더 나은 삶을 찾아 경남을 떠났다. 도내 대학 중 2021학년도 정시 경쟁률 3대 1 이상 기록한 곳은 경상대 1곳(3.4대 1) 뿐이고 창원대(2.51대 1)와 진주교대(2.36대 1)를 빼곤 미달 사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도내 1861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SW융합 기술개발을 위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인력확보(37.6%)이고, 지역 IT/SW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 1순위도 새로운 인력 확보로 나타났다.

인력확보는 개별 대학이나 기업체의 노력, 지방정부의 지원 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도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방안으로 공공분야에 지역혁신플랫폼, 제조혁신 선도대학, 이노베이션 스퀘어 등을 추진한다.

특히 지방정부-지역대학-연구기관-기업이 함께 지역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키우는 이른바 지역혁신 플랫폼을 교육부에 제안했고, 지난 2020년 7월 교육부가 공모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지역산업과 기업이 필요한 우수 인력을 지방정부-지역대학-연구기관-기업이 직접 양성해 현장에 투입하고 지역에 머물게 함으로써 지역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교육부가 개별 대학이 아닌 지방정부를 통해 시행하는 첫 인재 양성 사업으로 올해 5월까지 국비 300억원, 도비 128억원 등 총사업비 448억원을 투입해 지역혁신 플랫폼 운영 조직, 공유형 대학 모델 구축, 핵심분야 연구과제, 기업 현장 교육 등을 추진한다.

경상대(총괄대학)·창원대·경남대·인제대 등 도내 17개 대학, LG전자·센트랄·NHN·KAI·LH 등 주요기업과 도교육청·경남테크노파크·한국전기연구원·한국재료연구원 등 49개 협력기업(관)이 참여한다.

지역혁신 플랫폼 핵심은 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 스마트제조ICT, 스마트공동체 등 3대 분야 스마트 인재를 교육할 새로운 형태의 대학, 즉 공유대학(USG·University System of Gyeongnam)이다. 3대 분야별 연합 교육과정을 개발해 공동 학사조직을 구성하고 학점 교류·졸업 인증이 가능한 교육체계다. 각 대학은 1~2학년 학생에게 공통교양 플랫폼에서 공유대학 교양을 이수하게 하고 2학년 말 USG과정 학생을 선발해 3~4학년, 석사과정까지 3개 핵심분야 교육을 실시, 전문인력으로 육성하고 지역기업에 채용까지 연계하는 구조다.

현재 USG 플랫폼 개발이 진행 중이며 5월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면 올해 2학기부터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1학기 중 전공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3~4월 학생 선발도 진행될 예정이다. USG 운영이 본격화하면 연간 스마트 인재 300명(학사) 배출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경남도는 이 사업을 동남권으로 확대, 부산·울산과 함께 복수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도는 현재 1차년도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부산, 울산과 합의해 기존 단일형에서 인근 시·도와 협력해 추진하는 복수형으로 사업을 전환해 추진키로 했다. 경남·부산·울산은 지역혁신 플랫폼 확대를 통해 지역의 우수한 교육 기반과 대학, 그리고 혁신기관과 기업 역량을 통합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동남권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도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사업과 연계한 신규 전문인력 및 재직자 역량강화 교육인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서는 2020년 기준 신규 인력 579명, 재직자 974명을 교육했다.

스마트 제조 분야 석·박사급 연구개발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제조혁신 선도대학 사업을 통해서는 지난 2020년 창원대 53명, 경남대 45명, 문성대 43명 등 141명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도내 취업준비생, 재직자, 학생 등을 대상으로 AI(인공지능)·블록체인교육 등 단계별 교육을 제공하는 이노베이션 스퀘어로는 지난해 AI 350명, 블록체인 88명을 교육했다.


젊은층 일자리 찾아 수도권 이동 가속화
기업도 구인난에 투자 외면 ‘악순환’ 반복
도, IT/SW 맞춤형 인재 양성으로 승부수

산학연 49개 기관, 혁신 플랫폼 구축 합심
국비 등 448억 투입 핵심연구과제 등 수행
도내서 스마트인재 연간 300명 배출 목표


◇민간기업 인재양성 기관 유치와 소프트웨어진흥원 설립 추진= 공공분야 인재 양성 사업이 갖는 재원, 행정절차, 전문성 등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스마트 인재양성 기관 또는 교육프로그램을 경남에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도는 김해 부원지구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예정인 ㈜NHN과 손잡고 ‘스마트제조 ICT 분야’의 지역 전문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지역혁신플랫폼이 공유대학에 설치할 스마트제조 ICT 분야 교육과정을 NHN과 연계해 공동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 지역기업에 인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유대학 중 제조ICT 분야 중심대학인 경남대를 중심으로 경상대, 창원대, 인제대가 NHN과 기초 교육 과정(NHN Track)을 설계하고 있으며, 2021년 2학기부터 수강 가능할 전망이다. NHN Track을 이수한 지역 학생들에게는 NHN이 수도권 외 지역에 최초로 설립할 예정인 ‘NHN 아카데미’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NHN 아카데미’는 IT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으로 오는 7월 개원할 예정이다.

NHN은 NHN 아카데미 1기생으로 도내 대학생 32명을 모집해 IT심화 과정을 교육하고 최종선발 과정을 거친 후 전원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경남의 정보화산업 인재 양성과 수요·공급을 총괄할 가칭 소프트웨어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김경수 지사는 “경남에 유치한 NHN, 다쏘, 삼성SDS 등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많은데 이런 기업을 경남에 많이 유치하겠다. 산업의 스마트화와 인재 양성, 기업 유치 등을 모두 총괄할 기구를 만들겠다. 그런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소프트웨어진흥원 설립 의지를 밝혔다. 이 밖에 도는 문화·예술·관광·콘텐츠산업 등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새로운 서비스산업 분야에 역할할 인재 양성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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