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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야, 늘어나는 ‘노화 세포’를 부탁해

[노화 예방을 위한 고압산소치료- 기본 치료 방법과 항노화 치료]

기사입력 : 2021-04-05 08:09:59

대기 중에는 평균 약 21%의 산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황사가 심한 봄이나 야간 등에는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실내 또는 자동차 안의 산소 농도가 이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산소가 부족할 경우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집중력이나 사고력이 저하되고, 반대로 산소가 풍부한 곳에서는 머리가 맑아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며 피로 해소 속도도 빨라진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논문들에 따르면 산소가 지닌 가장 큰 효능은 바로 대뇌 활동 촉진이다. 많은 연구진들에 의해 산소가 단순히 머리를 맑게 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대뇌 활동 촉진 효과는 기억력과 사고력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의 기억력보다는 장기적 기억력 향상에 보다 높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소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피부 미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을 통해 운반되는 산소의 양은 30대에 25%, 50대에는 50% 이상 감소하며 이는 피부 호흡과 신진대사 과정을 늦추면서 궁극적으로 피부 노화를 앞당긴다.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압산소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을수록 ‘텔로미어’가 줄어드는 것을 막아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더디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압산소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을수록 ‘텔로미어’가 줄어드는 것을 막아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더디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이 밖에도 산소는 다이어트, 유산소운동의 효과 증진, 숙면, 피로회복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에게 필요한 산소를 인위적인 압력으로 우리 몸에 흡수시키는 것을 고압산소치료라고 한다. 흔히 고압산소치료(HBOT)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같은 응급 상황에서 쓰이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 치료가 피부, 성형외과 분야에서도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

◇고압산소요법이란

체내의 산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된 결합형 산소(체내 산소 99%가 결합형 산소)와 그대로 용해된 용해형 산소 두 종류가 있으며, 폐호흡은 결합형 산소만 운반한다. 폐, 신장, 간, 피부의 모세 혈관은 헤모글로빈의 크기보다 직경이 작거나 콜레스테롤 등으로 좁아진 경우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노화의 진행과 신체기능 저하 및 모든 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고압산소요법(대기압은 해수면 기준 1기압)은 주위의 기압보다 높은 2~3기압을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100% 산소를 흡입하게 하는 치료요법으로 치료의 기대 효과는 일상적인 혈액 속의 산소 농도보다 훨씬 높은 산소가 혈액에 녹아들어 조직과 장기로 많은 산소를 운반하게 한다.

고압산소요법은 혈중 산소의 운반을 10~15배 증가시켜, 순환 장애가 있는 조직에 원활하게 산소 공급을 하며, 동맥 혈류량이 20% 감소시켜 부종 감소 및 림프 배출을 쉽게 도와준다. 또한 다핵백혈구 대식 능력증가로 인해서 면역력이 증가시켜주고 신생혈관 형성 증진 및 육아조직 형성을 촉진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창상 치유 및 조직의 저산소증을 치료해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켜준다.

고압산소요법은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에서는 미세 수술 후 세포재생 촉진, 근육 미 골격의 상처 치유 촉진, 부종 재흡수에 쓰이고, 내과에서는 천식성 기관지염, 폐렴 일산화탄소 중독, 화재시 가스 중독, 당뇨병성 상처 등에 활용된다. 신경외과에서는 뇌졸중의 후유증, 동맥 경화, 치매에도 고압산소요법을 적용한다. 또 일반외과에서는 외상 후 감염증, 급성 연조직 손상, 궤양, 화상 후 치료 등에 활용하고, 이비인후과의 돌발성 난청, 안과의 당뇨성 망막염, 각막염에도 활용된다. 이 밖에 잠수병, 항암후 피부염, 스트레스, 집중력 향상, 운동능력 향상, 신진대사 및 혈액순환, 항노화 등 사용 범위가 다양하다.


산소는 대뇌활동 촉진시켜 사고력·기억력 높이고
피부 미용·피로 회복·유산소운동 효과도 증진

인위적으로 몸에 산소를 흡수시키는 ‘고압산소치료’
응급상황 치료법이 피부·성형외과 분야 등으로 확산

지속 치료 땐 ‘노화 시계’라 불리는 텔로미어 길어져
세포 노화 늦추거나 예방 등 다양한 효과 기대


◇고압산소요법과 항노화의 효과는

고압산소치료의 노화 예방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대(TAU)와 샤미르(Shamir) 메디컬센터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이다. 이들은 실험을 통해 고압산소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텔로미어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길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텔로미어란(telomere)란 세포 속에 있는 염색체의 양쪽 끝단에 있는 부분을 말한다. 그리스어로 ‘끝’을 의미하는 텔로스(Telos)와 ‘부위’를 의미하는 메로스(Meros)의 합성어로서, 염색체의 끝에서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는 일반적인 세포분열 과정에서 염색체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복제된다. 다만 텔로미어의 끝부분은 복제되지 않고 이전보다 아주 조금 짧아진다. 세포분열이 반복될수록 텔로미어는 점차 짧아져 결국 소멸에 이른다.

생물학계는 텔로미어가 없어지는 것이 세포노화 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추측해 왔다. 텔로미어를 노화의 시계라고도 부른다. 이 텔로미어를 되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세포의 노화도 막거나 늦출 수 있다는 게 학계의 정설. 따라서 인체의 노화방지에 매달리는 학자들은 텔로미어를 필수적으로 연구한다.

연구진은 64세 이상 35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선발해 90일 동안 60회의 고압산소치료를 받게 했다. 참가자들은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며 치료 전과 치료 중간, 그리고 치료 종료 후 혈액 샘플을 제공했고, 연구진은 혈액 내 각종 면역세포를 분석해 그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압산소치료가 노화 과정을 되돌리는 것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 첫째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대신 더 길어졌다는 점이고, 둘째는 테스트를 받은 사람들의 노년기 세포 비율이 낮게는 11%에서 크게는 37%까지 감소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 방법으로는 생활습관을 바꾸거나 격렬한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기간은 짧았고 잠시 동안 멈췄던 노화 시계는 다시 돌기 시작하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고압산소치료는 어떤 치료법보다 단기간에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출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다니엘 성형외과 윤상호 원장은 “고압산소요법은 물리적인 변화 없이 순수 산소만을 이용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세포 노화 외에도 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도움말= 다니엘 성형외과 윤상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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