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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심해진 엄마, 약 먹으면 나을까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제 ‘도네페질’은

기사입력 : 2021-04-11 21:14:38

치매 클리닉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을 처방할 때 대부분 치매 약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졸중 등의 다른 질환에 대한 다양한 약제를 같이 처방한다. 이는 치매환자가 고령인 경우가 많아 다른 질환들이 같이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권재철 과장의 도움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치료 약제에 대해 알아본다.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권재철 교수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권재철 교수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알츠하이머 치매의 인지기능 치료약물 종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에 대한 인지기능 치료 약제는 크게 두 종류다. 이 약제들은 인지기능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함으로써 인지기능을 향상 시킨다.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 물질은 대표적으로 ‘아세틸콜린’과 ‘글루타믹산’이다. 아세틸콜린은 높을수록 집중력과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

아세틸콜린의 뇌 내 활성화를 향상시키는 대표적인 약제인 ‘도네페질(아리셉트;Aricept)’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억제제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한 지 25년이 됐다. 고농도일수록 인지장애에 더 큰 효과가 있어 용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많이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인 입맛 없음, 오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히 증량해야 한다. 보통 하루 5mg에서 시작해 10mg으로 유지한다(23mg까지 증량 가능). 심각한 부작용이 드물기 때문에 노인에도 처방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약제로 국내에서도 수십 개의 복제약을 비롯해 많은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구강붕해정(입안에 넣으면 녹는 약제)이 있어서 삼킴 장애가 있는 고령환자에게도 유용하다. 많은 임상연구 결과 ‘도네페질’의 효과는 치매를 없애거나 호전시키는 약이 아니라,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에는 정밀검사와 전문가의 판단으로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서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도 적극적으로 도네페질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매년 연간 12%정도 알츠하이머 병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도네페질 외에 다른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억제제로는 ‘리바스티그민(엑셀론;Exelon)’과 ‘갈란타민(레미닐;Reminyl)’이 있다. 이 두 약제도 많은 복제약과 함께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둘 다 뇌의 아세틸콜린 활성화를 올리는 효과가 있는데, 도네페질과는 조금 다른 인체 내 작용을 보이고, 과거의 많은 알츠하이머 임상연구에서 효과를 보인 약제다. 특히 ‘엑셀론’은 파킨슨병 관련 치매(루이소체 치매와 파킨슨병 치매)에서 조금 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패치(반창고)제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어 약제의 개수를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또 다른 인지기능 치료 약제로는 글루타믹산 억제제인 ‘메만틴(에빅사;Ebixa)’이 있다. 메만틴은 뇌 내의 글루타믹산 억제제로서 초기 치매 환자보다는 중기 이후의 치매환자에게 좀 더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 결과가 많으며, 특히 도네페질을 쓰고 있는 환자에서 병합요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고 효과를 보고 있다. 메만틴은 알약 제재뿐 아니라 액체 제재로도 사용이 가능해 튜브 식이를 하는 환자나 삼킴장애가 있는 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치매 환자 처방에는 혈관성 원인의 인지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므로 혈관성 요인에 대한 치료가 병행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치매 치료에 뇌졸중 위험요인 조절이 매우 중요한데, 정확한 진단에 따라 항 고혈압제제, 항 당뇨병제제, 고지혈증제제, 뇌졸중 예방약 등이 같이 처방 돼야 하고 꾸준히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치매 환자의 50% 정도가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우울증 약제가 함께 처방 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우울증 약제는 단기간 보다는 수개월 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1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이거나 개발 완료돼 승인된 약제이다. 세계 곳곳에서 수백 개의 약제가 천문학적인 금액과 긴 시간을 들여 개발 중이지만 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된 약제는 4개밖에 없다. 그만큼 안심하고 처방할 수 있는 약이 완성되기까지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 필요하다.

신경과 권재철 과장에게 묻는다

치매 보호자들의 궁금증

문: 치매 약제를 쓰면 치매가 치료 되나요?

답: 현재 치매를 완전히 치료하는 약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다만 치매의 진행을 조금 늦추는 약제들은 30여 년 전 개발되었고, 많은 임상연구와 의사들의 경험으로 그 효과는 검증됐다. 특히 심각한 부작용 없이 쓸 수 있어 그나마 치매 환자들이나 보호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비용과 많은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약제가 개발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획기적인 성과는 없다. 최근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없애는 약제(아두카누맙)가 개발되어 미국 FDA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이 약제에 많은 의료진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문: 약제 외에 가족들이 집에서 환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답: 약물 치료가 치매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비약물적 치료가 병행되면 더 많은 개선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 2015년 유럽에서 발표한 연구(일명 FINGER 연구)에서 노인에서 적극적인 운동, 인지훈련, 알맞은 식이 등이 의미 있게 인지 기능의 저하를 예방 시켰다고 보고 했다. 효과적인 운동으로는 일주일에 2번 이상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이 좋으며, 무릎 관절염이나 허리통증 등이 있는 노인들에게는 각자 신체 상태에 맞게 평지 걷기, 물 안에서 걷기등이 유용하다. 소관절운동(손가락 움직이기, 손뼉 치기 등)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적극적 인지 재활 훈련도 인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전문적인 인지 훈련은 재가 훈련, 그룹훈 련 등의 형태로 많은 연구가 있었고, 어떠한 형태든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었다. 각 가정에서 신문 읽기, 뉴스 보기, 드라마 보고 이해하기 등으로 적극적인 인지 활동을 할 수 있고 일기 쓰기, 문학 작품 따라 쓰기 등도 도움이 된다.

적극적인 사회 활동이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노령에서는 특히 종교 활동, 계모임, 마을 회관 이용 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 있는 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잦은 만남, 많은 대화, 공동 생활 등이 이뤄져 이 자체가 인지 활동 유지에 매우 도움이 되고 환자의 정서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권재철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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