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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김해시의회도 재보선 민의 읽어야-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기사입력 : 2021-04-12 20:05:49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열려 ‘미니 대선’으로 불린 4·7 재보선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패배했다. 패배도 그냥 패배가 아니라 참패를 당했다. 민주당은 10여 년간 텃밭이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 18.32%포인트 차로 압도당한 것은 물론 서울시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패배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에 더블스코어 가까이로 참패했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정부·여당의 ‘위선’ ‘무능’ ‘오만’에 분노한 민심이 회초리가 아니라 몽둥이를 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위선’에 있어서는 조국, 김상조, 박주민 등등 손으로 꼽기조차 힘들 만큼 넘쳐난다. ‘무능’ 또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청년들과 집 없는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린 부동산 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백신조차 제대로 확보 못해 올해 코로나19 졸업은 남의 나라 얘기가 된 지 오래다. ‘오만’은 자신들은 정의고, 자신들을 반대하면 적폐로 몬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들이 180석을 안겨주자 자기들 마음대로 하라는 뜻으로 곡해하고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은 물론 각종 법안 처리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야당을 패싱했다. 그래놓고도 재보선 참패 원인을 언론 탓, 검찰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것을 보면 병도 이런 병이 없다 싶다. 오죽했으면 대한민국 선거관리기관인 중앙선관위조차 민주당을 내로남불, 위선, 무능 정당이라고 인정했겠나. 재보선 며칠 전 국민의힘이 투표 독려 현수막에 ‘내로남불’, ‘위선’, ‘무능’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지 질의하자, 선관위는 “국민이면 대다수가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것이어서 금지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도 민주당의 선거 참패 원인으로 부동산정책 실패와 LH 사태, 위선과 내로남불을 언급했다.

‘위선’ ‘무능’ ‘오만’은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지방의회도 예외는 아니다. 김해시의회는 23명의 시의원 중 여당인 민주당 소속이 15명, 국민의힘이 7명, 무소속이 1명이다. 그러다보니 의장단 구성은 물론 상임위원장과 결산검사위원 선임, 그리고 행정사무조사 특위 구성 문제까지 민주당 마음대로 처리하고 있다. 제8대 김해시의회 전반기만 하더라도 의장과 3개 상임위원장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맡고 부의장과 1개 상임위원장은 야당인 국민의힘에 배려하는 협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하자 지방의회인 김해시의회도 분위기가 돌변해 후반기 의장단을 민주당 뜻대로 구성한데 이어 4개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간사 모두를 차지했다. 그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관례적으로 여야를 떠나 선수 위주로 맡아오던 결산검사위원까지 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물론 이번 서울·부산 보궐선거 결과가 국민의힘이 예뻐서 국민들이 몰표를 준 게 아니듯이 김해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도 시민들이 보기에 그리 미덥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해시의회 여당인 민주당이 중앙정치와 연동돼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간사, 결산검사위원까지 독식하는 것은 시민들의 눈에 오만 그 자체일 뿐이다. 차기 지방선거도 대통령선거와 마찬가지로 1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김해시의회 여당인 민주당도 이번 재보선 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미래가 보일 것이다.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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