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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부정행위 감시해 교수와 공유·소통 필요”

[인터뷰] 소연희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교수학습센터장

기사입력 : 2021-05-04 08:05:52

Q. 시험족보에 대해 알고 있는지?

A. 족보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면서 더 성행하는 것 같다. 교수학습센터에서는 시험 전후로 족보를 모니터링해 유출된 사례가 있으면 교수에게 알려 재출제를 요청한다. 대면시험에서도 문제가 유출됐다면 교수에게 사전에 문제가 유출됐다고 알린다. 또한 시험 형식을 서술형, 과제 형식으로 바꾸는 등의 노력으로 족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소연희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교수학습센터장

Q.온라인 공유시험 등 부정행위가 진화하고 있다.

A. 사이버 강의 등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시험에 새로운 부정행위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생들이 PC방에서 다 같이 시험을 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대해 경남대의 경우 교육부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에 따라 부정행위를 방지를 위해 가능하다면 ‘이러닝 지원 센터’에서 대면시험을 진행하라고 공지한다. 부득이하게 군 복무 중이거나 타 대학 학생이 수강하는 경우 학습관리시스템에서 1인 1 IP, 문제와 보기 섞기, 2차 본인 인증 기능 탑재, 붙여넣기 기능 제거 등을 통해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있다.

Q. 시험족보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은?

A. 족보가 있다는 것은 시험문제가 유출됐다는 것인데 이것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다. 또한 개인의 노력이 아닌 족보 획득 여부에 따라 변별력이 생기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생긴다. 교수 입장에서 부정행위를 알게 되면 당연히 시험 점수를 무효화할 수밖에 없고 재차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일이 생긴다.

Q.족보 근절할 방안은?

A. 교수 입장에서 족보의 존재를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 스스로 족보나 부정행위를 근절하자는 캠페인을 하는 것이 진정성 있고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경남대 학습 모니터링단’처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캠페인이 진행돼야 한다. 직접 부정행위를 감시해서 이를 교수에게 알림으로써 같이 부정행위를 관리하고 교수는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유하는 소통이 필요하다. 족보와 부정행위가 성행한다는 것은 시험에 가치를 더 많이 두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대학들도 토론, 수업 시간 질문 등 다양한 평가요소를 도입해 시험이 아닌 과정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Q.족보에 대해 학생과 교수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A.시험문제를 동일하게 내지 않는 교수가 더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몇몇 타성에 빠진 교수들은 반성이 필요하다. 교수는 예전의 방식이나 시험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의 경우 족보와 부정행위는 결국 양심과 윤리의 문제다. 하버드, MIT, 예일 등에선 ‘나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라고 명예 서약서를 쓴다. 결국 학생 스스로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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