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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지역민 섬기겠다는 다짐 잊지 말기를- 김윤식(산청거창본부장)

기사입력 : 2021-05-06 20:03:34

바야흐로 국비 확보 시즌이다. 경남의 모든 지자체들도 저마다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잰걸음이 한창이다.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장과 전 공무원들이 각 정부 부처를 찾는 것은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을 만나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기가 되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이 종종 발생한다. 지역 국회의원에게 국비 확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지자체 공무원들과 자치단체장의 모습이다.

툭 터놓고 이야기해 보자. 지역구 국회의원을 만나기 위해 왜 경남에 있는 단체장과 공무원들이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서울로 올라가야 하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후보 시절 마주치는 모두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며 ‘지역민을 섬기겠다’고 말하던 국회의원의 모습이 겹쳐 보여 씁쓸하다.

물론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수많은 업무가 겹겹이 쌓여 있어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잠시 내려와 지역현안에 대해 듣고 이야기를 나눌 하루의 시간도 없다고 한다면 과연 그 국회의원은 우리 지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또 우리는 그러한 국회의원에게 우리 지역의 현안과 숙원사업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인가?

더군다나 매일매일 지역에 산적한 현안들을 챙기기에도 바쁜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 도의원, 군의원, 간부 공무원들이 총 출동해 서울까지 올라가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지역을 도외시하는 처사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안그래도 코로나19 탓에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지역구 국회의원이 주민숙원이 담긴 국비 확보 사업 간담회마저 서울에서 진행하는 것은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선거 때만 보이지 평소에는 잘 안내려온다”는 볼멘소리는 코로나19가 아니라 평소에도 들어온 이야기가 아닌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선거는 이러한 권력을 가진 국민이 대리자를 뽑는 민주주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선거를 통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대표자로 선출된 국회의원은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권력이 자신의 것이 아닌 지역 주민들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은 내가 힘을 가지고 있어 이 힘으로 지역에 필요한 것들을 베푸는 사람이 아니다. 지역 주민들이 가진 소망과 염원을 이루기 위해 내가 그들을 대신해 발바닥에 땀나게 뛰어야 하는 직업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김윤식(산청거창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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