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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5월의 그대에게- 강지현(편집부장)

기사입력 : 2021-05-06 20:03:33

5월엔 누구나 하루쯤 주인공이 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 ‘그날’이죠. 챙겨야 할 주인공이 너무 많아도 부담입니다. 직장인들은 5월을 ‘텅장(텅빈 통장)의 달’이나 ‘메이포비아(May+phobia, 5월 공포증)’라 부른다죠. 하지만 너무 걱정 마세요. 통장이 홀쭉해지는 만큼 그 자리엔 사랑이 채워질 테니까. 기념일 선물 건네며 슬쩍 진심을 얹어봅니다.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평소엔 쑥스러워 차마 하지 못했던 그 말들.

▼올해 어린이날도 마스크에 갇힌 채 지나갔네요. 뒤숭숭한 세월에도 아이들은 변함없이 밝고 건강하게 커갑니다. 예쁘고 대견합니다. 아이들은 그 자체로 축복이지요.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아이는 백신이자 비타민입니다. 살아갈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들의 환한 웃음은 힘이 됩니다. 하지만 엄마도 아빠도 부모가 처음이라 서툴고 모자랍니다. “부족한 부모지만 힘껏 사랑해줄게.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부모님을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앞섭니다. 어려서는 내 삶이, 결혼 후엔 내 가족이 우선이었거든요. ‘너희만 건강하면 된다. 우리 걱정일랑 말아라’는 그 말씀을 애써 믿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엄마, 아내, 동료로 살아가는 일이 힘에 부칠 땐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우리 엄마아빠도 그랬겠구나 하고. 내일은 어버이날. 잊지 않고 부모님께 전화드리렵니다. “죄송해요, 앞으로는 덜 미안하게 더 잘할게요.”

▼가족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도 법률상 가족의 범위를 확대했죠. 남녀의 결합, 혼인과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돌봐주며 함께 살아가는 게 가족의 본질이라면 말이죠. 서로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이가 있다면 꼭 감사의 인사를 나누세요. “당신이 있어 행복해요. 고마워요”라고. 내년엔 더 많은 가족이, ‘가족’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세상 모든 이들이 함께 5월을 축하할 수 있기를.

강지현(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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