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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여자축구- 김병희(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부장)

기사입력 : 2021-05-09 20:40:37

여자 축구대표팀의 도쿄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13일 중국서 열린 중국과의 도쿄 올림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2로 비겼다. 한국은 1차전 홈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한국은 조소현과 강채림의 골로 전반전을 2-0으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25분 왕슈앙에게 골을 허용했고, 연장 전반 14분 왕슈앙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경기 외적인 논란거리가 많았던 경기였다. 중국은 연장전에서 골을 넣은 뒤 노골적으로 그라운드에 눕는가 하면 1만명이나 입장한 관중들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육성 응원까지 펼쳤다. 중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과도한 시간 벌기도 했다. 이러한 비신사적 행동으로 외국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최근 중요한 경기마다 작은 실수로 무너졌다. 이날도 후반전에 중국이 힘과 높이로 압박하면서 정연했던 경기력이 조금씩 어그러지기 시작했고, 한국은 연장전 전반 수비 실수로 골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 경기에서 증명한 게 많다. 2경기 연속골을 넣은 강채림과 수비진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인 홍혜지 같은 젊은 선수들은 가능성도 보여줘 앞으로 여자축구에 대한 희망을 줬다.

▼지난 2010년에 U17팀이 FIFA 주관대회 우승했고, 같은 해 지소연이 주축이 된 U20팀은 U20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시 2013년까지 57개였던 여자축구팀을 102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잘하면 화려한 계획을 세웠다가 조금 못하면 사라지는 게 현실이 돼서는 안된다. 오는 2023년 월드컵이 열리고 2024년 올림픽 예선이 열린다. 지금은 여자축구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월드컵과 올림픽 예선에 대비해 준비를 잘 해야 할 것이다.

김병희(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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