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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망, ‘백신접종 강요’ 지휘부 성토 분위기

김해중부서 직장협의회장 김기범씨

경찰 포털 ‘폴넷’ 공개 후 응원 댓글

기사입력 : 2021-05-11 20:53:17

속보= ‘경찰 지휘부가 일선 경찰에게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했다’는 도내 한 경찰관의 국가 인권위 진정에 일선 경찰관들도 이를 지지하며 경찰 지휘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0일 2면)

김해중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인 김기범 경사는 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에 ‘김창룡 경찰청장과 이문수 경남경찰청장이 직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라는 취지의 진정을 냈으며, 지난 6일에는 경찰 내부 통합 포털 ‘폴넷’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경찰 내부망 ‘폴넷’에 올라온 글./독자/
경찰 내부망 ‘폴넷’에 올라온 글./독자/

김 경사의 진정 공개 이후 내부망인 폴넷에는 김 경사의 행동을 ‘용기 있다’고 지지하거나 지휘부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하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특히 김 경사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넣었습니다’는 글에는 ‘동료를 사랑하는 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등 지지 응원 댓글이 200여 개나 달렸다.

반면 ‘백신 접종 강요’가 아니라는 경찰 지휘부의 설명과는 달리 현장에서는 다양한 행태의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경찰관은 ‘문서로는 강요·강제 아니라고 해 놓고 뒤에서는 부서별 접종률 따지는데 자율이라 쓰고 강제, 강요로 실천해야 하는 현실이다’고 꼬집는가 하면 다른 경찰관은 ‘화상회의 시 질책, 명단 작성 및 통계 보고 등 강요에 가까운 모습에 많은 직원들이 실망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미접종자에 대한 사유 파악, 압박, 접종 찬양도 모자라 미접종자는 업무 배제해야 한다는 막말까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도내 경찰관들도 김 경사의 진정 취지에 공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 접종을 마친 한 30대 경찰관은 11일 “접종 전 불안감이 컸지만 눈치 때문에 맞지 않을 수 없었고, 접종 이후로는 한동안 근육통으로 심하게 고생했다”며 “김 경사의 지적대로 현장 분위기는 자율이라 하기 어려웠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김 경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백신 접종 독려 과정에서 인권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에 일선 경찰관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찰이 업무 관련 정보가 아닌 경찰관 개인의 백신 접종과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된 절차 없이 수집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부연했다.

한편 경찰청은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을 보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국가보상 신청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종문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치안감)은 지난 10일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대부분 큰 문제 없이 1차 접종을 마쳤으나 안타깝게도 중증 이상반응을 보인 동료 분들이 있었다”며 “대상자 및 가족들의 안정과 회복을 돕기 위한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접종 후 이상반응자에 대해 국가보상 신청을 지원하고 보상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단체보험을 통해 진료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2주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에서 대상자인 30세 이상 직원 11만7579명 중 8만4324명(71.72%)이 접종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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