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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해 발굴

명석면 관지리 화령골서 유해 25구

카빈 소총 탄피·탄두 등 나와

기사입력 : 2021-05-12 21:04:49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화령골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유해 25구를 비롯한 카빈 소총 탄피, 탄두 등이 나왔다.

이번 발굴은 한국전쟁전후진주지역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이하 진주유족회·회장 정연조)가 주관,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 노용석 교수팀이 지난 7일부터 진행했다.

노용석 교수는 지난 11일 현장 설명회에서 카빈 소총 탄피와 탄두 등이 나온 것은 여기가 직접 학살지인 것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부경대 글로벌지역학연구소 노용석 교수가 진주 명석면 화령골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진주시/
지난 11일 부경대 글로벌지역학연구소 노용석 교수가 진주 명석면 화령골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진주시/

발굴 현장에서는 유해 25구와 유품인 버클 7개, 용도를 알 수 없는 반지, 고무줄, 단추 등도 함께 나왔고 탄피 1개와 단투 2개, 탄두조각 2개도 나왔다. 탄피와 탄두는 카빈 소총용으로, 이 소총은 한국전쟁 전후 주로 경찰이 사용했다.

노 교수는 “당시 민간인들이 이곳에서 학살됐다는 증언이 있었고, 현장에서 카빈 소총의 탄두와 탄피가 나왔다. 이곳에서 실제로 학살이 이루어졌다는 직접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용 트럭 1대에 40~50명 정도가 탈 수 있어 유해가 그 정도 나올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25구가 나와 나머지는 유실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장에는 근래 무덤을 만들면서 일부 훼손된 흔적이 있고, 두개골이 한 점도 나오지 않아 누군가가 유해를 수습해 한곳에 모아 두었거나 치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진주유족회는 “보도연맹 사건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인 만큼 반드시 국가에서 유해 발굴과 위령사업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번 발굴이 경남도의 지원으로 이뤄졌는데 발굴비를 지원한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지역의 학살지는 23곳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9곳에서 발굴작업이 진행됐다.

강진태 기자 kangjt@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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