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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기업] 시니어 제조 벤처기업 네오스㈜

악취 쏙·품질 쑥…‘절삭유 탱크 이동형 청소기’ 개발

기술력 갖춘 퇴직자로 뭉친 회사

기사입력 : 2021-05-13 07:45:42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 유명한 광고 문구는 제조업 가공공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금속가공공정에서 사용된 절삭유가 걸레 썩는 냄새와 비슷한 악취를 유발하고, 작업자의 호흡기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제때 처리하지 못해서다. 필터링 시스템이 적용된 CNC공작기계 가격이 고가인 데다 절삭유 교환 비용과 폐유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다.

창원 네오스㈜(대표 김윤상)는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절삭유 탱크 이동형 청소기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중소·중견기업 제조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하다 은퇴한 60대 직원 6명으로 구성된 시니어 제조 벤처기업이다. 삼성물산에 이어 공작기계 제조업체 아메코 사장을 역임한 김윤상 대표(63) 역시 60대다. 절삭유 필터링 관련 특허를 7개 보유해 말 그대로 기술력 있는 퇴직자들로 뭉친 회사다. 이들이 제조 현장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만든 제품은 바로 ‘하이브리드 필터링 시스템’과 ‘절삭유 탱크 이동형 청소기’다.

네오스㈜ 김윤상 대표가 창원 공장에서 자동차·전자 부품 가공 공장용 절삭유 탱크 이동형 청소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네오스㈜ 김윤상 대표가 창원 공장에서 자동차·전자 부품 가공 공장용 절삭유 탱크 이동형 청소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필터링 시스템은 절삭유 청소에 필요한 페이퍼 필터, 마그네틱 세파레이터, 오일 스키머, 유수 분리기 등 주요 장치를 융합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절삭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3마이크로미터 (μm·0.003㎜)까지 여과하기 때문에 필터를 거친 절삭유를 바로 탱크에 넣어 재사용할 수 있고, 금속가공 중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김윤상 대표는 “금속가공에 사용된 절삭유가 탱크 하부에 쌓여 악취가 나는 공장들이 너무 많다”며 “하이브리드 필터링 시스템은 악취 문제뿐 아니라 한 달에 1번 교환하던 절삭유를 3개월에 한 번으로, 3개월에 한 번 교환하던 주기도 1년에 한 번으로 늘릴 수 있고, 제품의 표면조도와 가공정밀도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된 절삭유가 가공기계 노즐을 막아 공구가 파손되거나 노즐이 막히지 않아도 여과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절삭유가 미세 칩이나 슬러지와 함께 공급돼 품질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제품은 두산공작기계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 위아 등 국내 대기업 국내·해외 공장에 공급됐으며,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의 폐 웨이퍼를 재생하는 기업의 공정에도 설치됐다.

네오스㈜는 여기에 중소가공업체들의 자금 부담을 고려해 페어퍼 필터를 장착한 ‘절삭유 탱크 이동형 청소기’도 개발했다. 오일 스키머와 유수 분리기, 마그네틱 세파레이터도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사용된 절삭유 탱크를 수시로 청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동식으로 제작돼 다루기가 쉽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600ℓ 탱크 기준 10분 이내에 청소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CNC 공작기계 1대에 설치해야 할 필터링 시스템을 이동식으로 개발해 CNC 공작기계 20대를 커버할 수 있다”며 “페이퍼 필터링 시스템의 자동 스크래퍼로 이물질이 걸러져 자동 배출될 뿐 아니라 150m 길이의 페이퍼가 자동으로 회전되는 기능으로 백 필터(부직포 여과망), 메쉬망 교체·청소와 같은 번거로움이 없이 사용하기 편한 설비”라고 전했다.

현재 네오스㈜는 절삭유 탱크 이동형 청소기에 절삭유의 온도와 농도, 탁도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해 판매를 앞두고 있다.

다만 정부의 친환경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에서 금속가공 업체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이 아닌 생산관리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소프트웨어에 국한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청년들이 금속가공공장에 가려고 하지 않는 이유가 환경이 지저분해서다.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에 젊은 기능공이 거의 없다. 뉴딜정책과 스마트팩토리 등에 앞서 가공공장 환경을 정책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공장 청정관리 프로젝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동화와 청정화다. 이런 현실을 알기 때문에 개선하고 계몽하고 싶은 게 목표다. 정부 역시 틀을 바꿔 환경을 개선한 뒤에 소프트웨어쪽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정민 기자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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