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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안전공단이 대기업 사업주 대변기관이냐” 비난

[진단] 안전보건공단, 사망속보 삭제 파장

롯데 워터파크 풀장 청소 익사사고

기사입력 : 2021-05-17 21:10:40

속보= 김해 롯데 워터파크 측이 사고 이튿날 안전보건공단에 ‘사망사고 속보’를 삭제해달라 요청하고 공단이 해당 글을 당일 삭제한 것을 두고 경남·울산 노동계는 “안전보건공단이 사업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순간이다”며 비판했다.(17일 5면 ▲대기업 전화 한통에 ‘사망사고 속보’ 내린 안전보건공단 )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17일 오후 1시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민주노총 “대자본 힘 의심” 규탄
대기업 재해 계속 은폐 가능성 제기

철저한 경위 조사·책임자 처벌 외
사업주 안전관리시스템 점검 촉구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노동단체들이 17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롯데 워터파크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노동단체들이 17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롯데 워터파크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이들은 “국가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사망 사고 속보가 사라진 일은 롯데라는 대자본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삭제 이유를 묻는 경남신문 기자에게 안전보건공단은 ‘사고 원인 조사가 끝난 결과처럼 보이니 오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이는 워터파크 측이 안전보건공단에 삭제를 요구한 이유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워터파크 측 입장에 동조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또 “‘사망사고 속보’가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면 앞으로 소규모 사업체의 중대재해만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대자본의 사망사고는 은폐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망사고 속보를 넘어 중대재해 보고서를 공개해 조사 과정에 문제점 및 한계, 재발 방지 대책 적절성, 책임자 처벌 등에 대한 것들을 알리고 중대재해를 예방해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참석자들은 김해 롯데워터파크 측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규탄 발언에 나선 김창남 금속노조 경남지부 노동안전부장은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억울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망 소식을 내린 안전보건공단도 문제이고, ‘내리라고 말하면 내리겠지’ 생각하는 대기업의 생각은 너무나 무자비하다”며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업주의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의 문제를 확인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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